매일신문

실업자대부 산넘어 산

15일부터 근로복지공단 대구지역본부와 경북 각 지사 등 6곳에서 '실업자 힘내라 대부' 신청을받았으나 실업자들에겐 '힘빠지는' 그림의 떡이 되고 말았다.

신청 첫날 지역에서 5백여명의 실업자들이 접수창구를 찾았지만 조건이 까다로워 대부분 대출 자격에 미달, 실제 신청건수는 10%선에 그치고 대다수는 힘겹게 발길을 돌려야했다.이날 하루 대구.경북지역에 접수된 대부신청은 모두 61건.

생계비 대부가 40건으로 가장 많았고 주택자금 10건, 학자금 5건, 생업자금 5건, 영업자금은 1건이 신청접수됐다.

그러나 이날 접수된 건수는 근로복지공단을 방문한 실직자 5백여명의 10%선에 불과하고 다른 대부분의 실직자들은 상담결과 구직등록후 3개월이 안된 탓에 대출받을 자격이 없는 것으로 밝혀져신청서를 내지못했다.

실직자 장모씨(46.대구시 북구 대현동)는 "대량실업이 시작된지 3개월이 갓 넘었는데 구직등록후 3개월로 신청대상을 못박으면 과연 몇명이나 돈을 빌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실직후 하루하루의 생계가 힘겨운데 다시 1~2개월 이상 기다리란 말이냐"고 말했다.

특히 대부조건을 전용면적 25.7평(생계비 대부는 18.5평) 이하의 주택 거주자로 제한해 비좁더라도 자기 집을 가진 실업자들은 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는 반면 다소 넓은 집에 전세나 월세로 사는 무주택 실업자들은 대출자격이 안되는 문제점도 있었다.

또 생업 및 영업자금은 대부금 전액을 받기까지 최소 8단계를 거쳐야하는데다 이 자금을 받아 장사를 하더라도 영업부진때문에 문을 닫을 경우 당초 계약된 대부기간과 상관없이 즉시 자금을 회수하도록 돼 있어 부담이 크다고 신청자들은 말했다.

이밖에 근로복지공단 상담원들도 단기간 교육을 받고 업무를 시작한 탓에 '생업자금이 지원되는업종은 어떤 것이냐' '신청후 최소 얼마뒤에 돈을 받을 수 있느냐'는 등 실직자들의 질문에제대로 답하지 못해 관련 규정을 뒤적이며 진땀을 빼기도 했다.

근로복지공단 대구지역본부 정영만 차장은 "신청서를 받아간 사람이 많기 때문에 갈수록 신청접수가 늘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일단 근로복지공단에서 대부확인서를 받더라도 은행에서요구하는 보증인, 담보 등을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에 실제 실업자 대부 수혜자는 예상만큼 많지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金秀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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