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2-공정한 교직자 평가제를

교육계에 새 바람이 드세게 일고 있다. 학부모와 교사들이 교감·교장을 평가하고, 그 점수가 교장 승진과 중임·초빙에까지 반영되며, 교사들에게는 자격과 능력에 따라 급여 차등이적용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한다.

교육부가 내년부터 도입할 예정인 이같은 제도는 과거와 견주어볼 때 파격적이다. 하지만이 새로운 파격은 침체된 교육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새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치를 높여준다.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교육현장에 갈등을 빚고, 책임자의 관리능력을 되레떨어뜨릴 소지도 없지 않으며, 학부모의 평가가 과연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지는 의문시되기도 한다.

교감·교장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차상급자인 교장·교육장·부교육감이 평가해왔으며, 가장가깝게 있으면서 업무수행 능력과 자질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교사들의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었다. 그때문에 적지 않은 교감·교장들이 독선적으로 학교를 운영해 교사들로부터반감과 불신을 사는 경우도 있었다.

이같이 교감·교장과 교사들 사이에 원활한 의사소통이 되지 않았다는 것은 교육개혁의 주체는 교사라는 사실을 저버린 채 교육부의 의욕이 현장에서는 겉돌고 있었다는 반증에 다름아니다. 이번 개혁도 교육의 질은 교사에 달려 있다는 기본 발상에서 출발하고 있는듯 하며,그런 의미에서 바람직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앞으로 교사들이 교감·교장 평가에 참여하게 되면 학교 운영에 교사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있고, 학부모의 평가 참여 역시 수요자의 의견 수렴이라는 차원에서 의미가 크다고 본다. 다만 학부모들은 학교의 사정을 잘 모르기 때문에 과연 교감·교장을 평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불특정 학부모의 평가보다는 지금보다 더 객관적 공정성을 가진 학교운영위원회가평가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며, 학부모들의 평가 대상은 오히려 교사가 적절할것이라는 생각도 해보게 한다.

교사들이 교감·교장 평가에 참가하는 반면 교감·교장들이 교사들을 평가하고 인사에 적극반영하는 방법은 진일보한 평가제도임이 분명하다. 그래야만 교직자들이 노력하지 않으면교단에 계속 설 수 없게 돼 우리교육의 질이 높아지게 될 것이다.

새로운 제도가 뿌리 내리기 위해서는 우리 교육문화에 맞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평가 기준과 방식이 마련되지 않으면 안된다. 말은 쉽지만 실천은 어려운 것이 교육계의 개혁이며, 가장 큰 난관이 평가의 공정성 문제이기 때문이다. 인기투표나 여론몰이식 평가가 아니라 철저한 공정성이 확보될 때 우리교육은 비로소 본궤도에 진입하게 될 수 있으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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