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허술한 유물관리

경주지역에서는 유물 발굴이 계속되고 있으나 발굴기관의 보관시설이 태부족, 많은 유물들이 훼손될 위험에 놓여 있다.

---출토 유물 둘데 없다

경주지역 문화재 발굴전문기관들이 유물을 보관할 수장고(收藏庫)와 과학적 처리시설 등이부족한 상태에서 발굴작업을 계속 벌여 보호돼야 할 문화재들이 보관과정에서 오히려 훼손당하는 사례가 많아 당국의 종합적인 대책이 절실하다.

경주지역 문화재 발굴은 국립경주박물관과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동국대박물관, 경주대박물관, 영남매장문화재연구원등이 전담하고, 출토된 유물은 발굴기관이 보관하고 있다.그러나 대학박물관등 대부분의 발굴기관은 이미 수장고가 포화상태이거나 보존처리 시설등이 미비해 발굴된 유물들이 야적되고 있다.

동국대박물관의 경우 95년부터 경주시 동천동에서 발굴하기 시작한 신라토기·기와 파편등수천점의 유물들을 보관시설이 모자라 도서관 뒤편 계단과 통로에 내놓고 있으나 일부는 비를 맞아 훼손 우려가 높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도 유물 보존처리시설만 갖춘채 수장고를 확보하지 못해 황룡사지에가건물을 짓고 왕경유적 등에서 출토된 5만여점의 유물을 임시보관하고 있어 금속류의 경우변질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경주대박물관 역시 1백80평 규모의 전시실을 갖추긴 했지만 유물보존처리시설이 미비한데다진열장마저 제대로 확보가 안돼 유물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를 비롯한 발굴전문기관들은 손곡동 경마장 부지와 동천동 택지조성지, 구황동 왕경유적지 등 경주전역에서 대규모 발굴작업을 계속하고 있어 보관 대책없는 발굴사업이란 비난도 일고 있다.

홍성빈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장(57)은 "과학보존처리시설과 수장고를 제대로 확보하지 않은채 유적발굴을 확대하는 것은 문화재 관리에 큰 문제를 야기시킨다"며 정부차원의 대책을촉구했다.

〈경주·朴埈賢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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