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계개편'본격화…與·野 극한대치

27일 최기선(崔箕善)인천시장의 자민련 입당을 신호탄으로 여권의 한나라당 원내 과반수 허물기가 가시화 돼 말과 추측만으로 정계개편 공방전을 벌이던 상황과는 달리 생존권을 둘러싼 여야의 대결양상이 훨씬 더 심화되고 있다.

또 의원 한사람 한사람이 움직일 때마다 보일 이같은 극도의 대립상은 지방선거 때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곧 국정혼란의 주요인을 둘러싸고 구정권의 무능력과 거대야당한나라당의 발목잡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여권과 치졸한 구시대적 야당파괴공작이라는 뜨거운 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한편 구체적으로 인천의 서정화(徐廷華), 서한샘, 이강희(李康熙)의원은 한나라당 탈당과 국민회의 입당을 기정사실화 했다. 이들 외에도 인천지역 의원들은 모두 동요하고 있다.서울의 박주천(朴柱千), 노승우(盧承禹), 경기의 이재창(李在昌), 충남의 이완구(李完九)의원등이 추가 탈당자로 이름이 오르내린다. 추가 명단에 포함된 인사들은 한결같이"아니다"고말하지만 국회주변에서는 이들의 당적변경은 시간적 차이만 있을 뿐 현실화될 것으로 보고있다.

여권은 한나라당의원들의 입당이 조만간 러시를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또 이를 노골화시키고 있다. 그러면서도 정계개편이 아니라 의원 개개인의 자유의사에 따른 것이라고 강변한다.선거법도 개정됐으므로 더 이상 거리낄 게 없다는 판단에서다.

박태준(朴泰俊)자민련총재도 27일 최시장 입당식에서"정국의 안정운영을 위한 여소야대가문제"라며 야당의 과반수 상황에 변화를 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이에 맞서 한나라당은 27일 국회에서 전국 원내외지구당위원장회의를 소집, '문단속'을 강화했다. 이 회의의 명칭도'김대중정권 야당파괴 규탄대회'로 정했다. 지방선거 보이콧,정권퇴진 등 대선패배 이후 대여공세의 강도가 제일 높았다.

이에 앞서 조순(趙淳)총재를 비롯한 6명의 총재단은 전국을 6개 권역으로 나눠 지구당위원장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결속을 다졌다. 서청원(徐淸源)사무총장도 16개 시도지부 위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향후 행동방침을 논의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강경일변도 투쟁방식에 문제가 없는 것이 아니다. 최근 높아가는 실업률을 감안하면 정쟁으로만 비칠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나라당은 불가피하게 정권내부 잡음과 정책혼선등 국정난맥상을 부각시키는 '이성적'투쟁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재 1백58석을 보유한 한나라당은 원내과반수를 차지하는 마지노선인 1백47석에서 11석이 더 많다. 당초 2백명이던 과반수가 지방선거 출마와 사망, 선거법 위반 확정판결 등으로 6명이 줄어 총 의석이 2백93석으로 줄어 들었기 때문이다.

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여권은 이 11명이상을 영입, 한나라당의 과반수로 의회운영을 좌우하는 상황을 종식시킬 수 있다는 입장인 반면 한나라당은 이탈자를 한자리 숫자로 막아 의회주도권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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