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노동절(메이 데이)이다. 1886년 5월1일 미국 시카고에서는 하루 8시간 노동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총파업이 일어났다. 이 파업 과정에서 수많은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었고, 노동운동 지도자 5명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사형당하였다. 그중 한 명은 사형 집행전날 밤 아내를 위해 마지막으로 노래를 불렀다. 남편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발이 닳도록 쫓아다녔던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그가 부른 노래는 '애니 로리'였다.
그로부터 1백여년의 세월이 흐른 오늘 한국에서는 노동시간보다는 일자리와 생계가 문제가되고 있다. 유례없는 경제난국을 맞아 이미 1백50만명의 실업자가 발생하였고, 기업이 구조조정을 본격화하면 실업자 2백만명의 시대가 닥칠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IMF 구제금융을받은 후진국에서는 거의 예외없이 민중 폭동이 일어났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진행중인 대량 실업, 빈부격차 심화, 빈민들의 생활고는 불길한 그림자를 드리운다고하지 않을 수 없다.
가진 것 없는 노동자들은 이미 정리해고를 받아들임으로써 큰 양보를 하였다. 사회보장이제대로 안된 한국에서 실직은 곧 온 가족의 생명이 위협받는 무서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은 경제난국 극복을 위해 정리해고를 받아들이는 용단을 내렸다. 지금 전국의직장에서 명퇴, 조퇴, 정리해고의 살생부가 만들어지고, 노동자들은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특히 여성 노동자들은 정리해고에서도 억울한 일을 앞서서 당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고통에 상응할만한 양보를 하는 기득권 집단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누구보다 개혁에 앞장서야 할 상류층, 사회지도층은 늘 그렇듯 무사안일한 자세를 보이며, 자신의 몫을 좀처럼 포기할 줄 모른다. 뚜렷한 개혁의 청사진은 보이지 않고, 다른 집단의 고통분담 노력이 따르지 않기 때문에 이제 노동자들은 정리해고 자체에 반발하고, 노사정합의에도 불참하려는 움직임마져 보이고 있다. 만일 이렇게 되면 공든 탑은 무너지고, 약간이나마 회복되었던 국제신뢰도에도 금이 갈 것이 뻔하다.
이런 최악의 사태를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개혁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개혁의 순서를바로잡는 일이 시급하다. 개혁은 기득권층에서 먼저 시작되어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의개혁이 1순위이고, 금융개혁과 재벌개혁이 2순위, 그리고 노동개혁이 3순위일 것이다. 이래야 국민들이 승복할 거싱다. 그런데 지금은 순서가 거꾸로이다. 노동개혁은 진행중인데, 금융개혁과 재벌개혁은 뚜렷한 청사진 없이 경제 살리기와 경제 개혁사이를 방황하는 느낌을 준다.경기르 붕양한답시고 화의, 협조융자를 남발하여 구조조정을 지연시키고 있고, 건설 경기를살린다는 명목으로 토지정책은 후퇴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정부 개혁, 정치권 개혁은 공동정권의 한계와 지역 편중 인사로 인해 앞길이 불투명하다. 국회 의석 과반수를 채우기 위해 야당 의원을 빼내는 웃지 못할 희극이 다시 연출되고 있다.대통령 중심제인 미국에서도 가끔 대통령이 절반이 안되는 국회 의석을 갖는 수가 있지만그렇다고 국회의원을 빼내간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하였다. 몇년전 인위적 3당 합당의 결과를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국민들에게 피와 땀과 눈물을 요구하려면 지도층의 고통분담이 전체되어야 한다. 그런의미에서 국회의원의 대폭 감원과 감봉도 필요하다. 고스톱 국회의원들에게 비싼 세비를 줄 필요는 없다. 구태의연한 정치 아래에서 국민들은 고통분담과 개혁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다.개혁을 추진하기 위해 정계개편이 필요하다면 그것은 개혁지향적 정계개편이어야지 철새들의 집합이어서는 안된다. 개혁연대 없이는 국난을 타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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