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문학 인문학계에 녹색바람

문학·인문학계에도 녹색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발간된 문학평론가 이남호씨(고려대교수)의 '녹색을 위한 문학', 소장철학자 이진우씨(계명대교수)의 '녹색사유와 에코토피아', 이보다 앞서 출간된 영문학자 김욱동씨(서강대 교수)의 '문학생태학을 위하여'는 하나같이 싱그러운 녹색 표지에 내용까지도 '녹색'으로 일관하고 있는 책들.

이남호교수는 '녹색을 위한 문학'(민음사 펴냄)에서 녹색 이념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녹색문학'의 본질을 비평적 관점으로 제시한다. 문학의 가치는 본질적으로 녹색이기 때문에 따로 '녹색문학'이라고 이름붙일 필요가 없지만 요즘 세상은 녹색가치를 크게 훼손하고 문학의 녹색을 업수이 여기고 있어 굳이 그렇게 불러야 한다는것.

8년만에 내는 네번째 평론집인 이 책에서 이교수는 먼저 그간 사용해왔던 환경문학/문학생태학/녹색문학 등의 용어를 나름대로 정리하고 나서 여러가지 녹색적 입장들을 분석, 녹색문학은 심층생태학과 친화성이 높다고 규정한다. 풀 한포기도 소중하게 여기는 삶의 태도는철학이나 다른 학문적 표현보다도 문학적 표현에 더 많이 의존하기 때문이라는 것.'녹색사유와 에코토피아'(문예출판사 펴냄)는 인간에 대한 자연의 의미를 생태학적 관점에서 사유하고 인간과 자연의 자유로운 관계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는 책.

저자 이진우교수는 이 책에서 한스 요나스, 위르겐 하버마스, 마르틴 하이데거, 머레이 북친등 철학자들의 이론을 바탕으로 기술문명의 획기적 발전을 가져온 코페르니쿠스적 혁명의의미를 재조명, 인간 중심주의에 대한 반성을 통해 생태학적 위기 극복과 인간성 실현 가능성의 문제를 살펴보고 있다.

여기서 '녹색사유'란 인간중심의 사유에서 벗어나 자연을 인정하고 자연과의 생태학적 유대성을 추구하는 사유방식을 말한다. 녹색은 유한이고 순환이며 절제를 의미하는만큼 녹색사유를 통해 인간과 지구의 유한성을 철저히 인정하고 자제와 절제의 윤리를 발휘하여 인간실존에 영원성을 부여할 수 있는 방향에서 인간과 자연의 생태학적 관계를 모색해야 된다는것이다.

한편 '문학생태학을 위하여'에서 김욱동교수는 미국의 문학이론가 조셉 미커의 '생존의 희극'에서 비롯된 문학생태학이란 개념을 소개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이같은 개념적 틀안에서 생태의식을 불러일으키거나 생태학적 세계관을 보여주는 국내외 시, 소설, 희곡, 비평등을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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