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금융위기 오려나

일본의 엔화가 7년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졌고 그 영향으로 우리 주가도

11년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러한 상황은 바로 사실상 자금배분 기능

이 마비된 상태로도 볼수 있는 은행에 이어 증시마저 직접금융을 통한 자금

동원의 기능을 사실상 잃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가다가는 정말 말

로만 걱정해오던 제2의 환란이 정말 올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가지지 않을수

없다.

물론 지난해 환란때와는 외견상으로는 다른 상황이다. 그때는 우리의 외환

보유고가 모자라 그렇게 되었지만 지금은 300억달러가 넘는 외환보유고를 가

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우리의 금융부분이 위험하다. 기업부실이 바로

금융부실로 연결되고 이는 다시 기업부실로 연결되는 복합불황형의 금융위기

를 말하는 것이다. 금융위기가 지속되면 이는 바로 환란으로 이어지는 것이

다. 이점이 곧 우리가 우려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경제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지만 그래도 수출이 잘 되는 것 하

나로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일본의 엔화가 이렇게 달러당 1백40엔

가까이 평가절하되면 우리 수출은 막대한 피해를 입을수 밖에 없다. 우리의

주요수출품은 모두 일본과 경합관계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또 엔저의 심화는 중국의 위안화의 평가절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

렇게 되면 동남아경제는 또다시 외환위기를 겪게되고 이는 바로 세계공황으

로도 이어질수 있다.

이렇게 중대한 기로에 선 우리경제인데도 당국이나 노동계의 대처는 너무

안이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 증시를 받치고 있는 외국투자자

들이 빠져나가는 주요원인이 정부당국의 경제개혁의지를 의심하는데서 출발

한다. 그런데도 정부는 정치논리에 빠진다든지 우왕좌왕함으로써 정책의 기

조마저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

그리고 민노총의 파업은 우리경제를 더욱 악화시킬뿐 해결책이 되지는 못

한다. 외국투자자들의 불신을 사 외국자본이 우리나라를 떠나 제2의 외환위

기를 겪는다면 누구를 위한 파업이냐는 의문을 낳게 한다.

지금 우리의 증시가 힘을 잃은 것은 우리 금융기관들이 재무구조건전성확

보를 위해 보유주식을 내다팔고 있는것도 한요인이다. 그런점에서도 금융기

관에 대한 구조조정을 빨리 그리고 신속히 진행시킬 필요가 있다. 그리고 구

조조정은 국민에 대한 인기를 얻기위해 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경제를 살리기

위해 하는 것인만큼 떠들어 부작용을 증폭시키지 말고 조용한 가운데 합리적

으로 진행시켜야 할 것이다. 그리고 경제위기 앞에는 모든 경제주체는 서로

이해하고 협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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