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권 "환영-불쾌" 엇갈린 반응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8일 대구.경북세력과의 연대를 표명하면서 지역연합을 통한 정계개편을 강력 시사하고 나서자 국민회의는 후속조치 마련에 나선데 반해 자민련측은 발끈하는등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자민련은 특히 김대통령이 이날 발언을 통해 자민련 대구.경북인사들의 역할에 대해 강한불만을 표시하고 제3의 대구.경북세력과 연대를 시사하고 나오자 자민련을 팽(烹)하려는 것이라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국민회의는 일단 김대통령의 발언이 정계개편에 대해 분명한 소신을 밝힌 것이라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신기남(辛基南)대변인은 9일"현지역정서로는 정치개혁을 해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다"며 "이런 지역정서를 끊는 차원에서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전적으로 공감한다"며환영논평을 냈다.

국민회의는 특히 김대통령의 이날 발언이 적극적인 정계개편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보고 향후 대구.경북세력과의 연대방식에 골몰하고 있다. 특히 김대통령이 단순히 숫자를 늘리는데부정적인 입장을 보임에 따라 세력대 세력간의 연대방식에 무게를 싣고 있다. 당내에서는김윤환(金潤煥)의원을 중심으로 한 한나라당 대구.경북의원들과의 연대에 강한 집착을 갖고있다. 한나라당 대구.경북의원들이 정계개편 과정에서 제3의 세력을 형성할 경우 연정과 합당 등 다양한 방법으로 연대를 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이 때문인지 당내일각에서는 최근 국민회의대표 기용 등 중용설이 나돌고 있는 이수성(李壽成)평통수석부의장에 대해서는 세력이 없다는 이유로 비토하는 분위기가 많다.○…자민련측은 우선 뒤통수를 맞은 듯한 분위기다. 김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지자 마자 자민련측은 발언내용이 잘못 전달된 것 아니냐며 진위 파악에 나섰으며 대구.경북을 정치적 기반으로 하고 있는 박태준(朴泰俊)총재측은 부산한 움직임을 보였다. 박총재는 비서진에 발언의 진위 여부 파악을 지시한후 북아현동 자택에서 구수회의를 갖는 등 바쁘게 움직였다.김대통령의 발언으로 볼때 그동안 대구.경북 대표주자였던 자신의 지도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민련 대구.경북인사들도 DJ가 제3세력을 만들어 원격조종하겠다는 뜻이라며 발끈했다. 대구.경북출신 한 당직자는"대구.경북에서 제3의 신당이 출현한다면 반DJ정당외에는 방법이없는데 정치9단인 DJ가 왜 그런 국민학생 같은 발상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박준규(朴浚圭)최고고문은 "화합의 정치를 위해 당연히 시도해보고 노력해야 되는 일이지만대구.경북일부 세력중 자기 주가를 높이려는 인사들이 있는 한 잘되겠느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박철언(朴哲彦)부총재는"김대통령의 발언에 너무 과민반응할 필요는 없다"며 "망국적지역감정 해소와 범지역적 연대가 필요하다는 원론적인 말로 받아 들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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