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 무용인 외면 '반쪽 잔치'

11일 막을 내린 제8회 대구무용제는 예산 삭감과 주최측인 한국무용협회 대구지회에 대한불신 등으로 지역 무용인들의 참가가 저조, 명실상부한 대구무용인들의 축제로 자리매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9일부터 3일간 치러진 이번 대구무용제는 대구시장상인 대상(부상 3백만원) 등 5개 부문의 상을 두고 경연을 벌인 참가단체가 3개 무용단에 불과한데다 작품성도 크게 돋보이지못해 무용제의 위상 실추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경연참가팀이 적은 대신 서울등지의 초청팀을 3개단체로 확대했으나 매회 관객수가 2백~3백명에 불과한 등 관심을 끌지 못해 일부참가단체들만의 잔치로 끝났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경연참가단체수가 적은 것은 IMF한파 등으로 인해 시비 지원금(1천6백만원)이 지난해보다 40%나 삭감되고 참가단체에 대한 제작비 지원금(1백만원)이 지난해(2백만원)보다 줄어든 이유도 크지만, 대구무용제에 대한 지역 무용인들의 외면이 보다 근본적인 원인으로꼽히고 있다.

지난 91년 지역 무용인의 잔치로 시작된 대구무용제는 대회 참가가 가능한 지역무용단의 수가 한정돼 있는데다 타지역 무용단과의 교류기회 제공 등의 이유로 2회부터 참가대상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그러나 전국의 참가팀이 갈수록 줄고 심사잡음이 계속된데다, 전국팀이 경연을 벌이는 본선을 전국무용제에 나갈 대구대표를 뽑는 예선을 겸해 부작용이 적지 않았다. 올해부터는 대구무용제와 전국무용제 예선이 분리됐지만, 적은 예산에 행사를 나누기보다 대구무용제를 전국무용제 대구대표를 뽑는 지역 무용인들만의 경연으로 바꿔 향토 무용가를 양성하는 기회로 삼아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번 무용제는 지난 2월 새로 출범한 무용협회 대구지회내 집행부 인사간의 반목으로임원회의를 통한 일 처리가 제대로 되지 못하는 등 무용제 준비가 원활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김정림지회장은 이번 무용제의 심사위원 위촉과 관련, 심사의 공정성을 높인다며임원회의 결정을 거치지 않고 심사위원을 정해 지회장의 월권이라는 일부의 반발을 사기도했다.

지역 무용인들은 이번 무용제를 계기로 대구무용제의 운영 전반은 물론 무용협회 대구지회내 문제를 심도있게 짚어보는 만남의 자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더이상 무용계의 불신과 반목이 계속될 경우 대구무용의 도약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

김정림지회장은 "지금까지 대구무용제가 일부 문제점이 없지 않았다"며 "내년부터 명실상부한 대구의 무용행사로 전국적으로 인정받을수 있도록 대폭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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