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동銀 퇴출...금융빅뱅 인수 이모저모

○…물리적 충돌이 우려됐던 대동은행 사태는 28일 밤11시쯤 대동은행 노조원 1천5백여명이농성을 풀고 자진 해산한뒤인 29일 오전7시쯤 금융감독위원회와 국민은행 관계자등 대동은행 인수팀이 도착함으로써 충돌은 일단 모면.

29일 오전 현재 대동은행 본점에는 금감원 인수팀 10명과 국민은행 직원 1백88명이 들어와있으며 전국 1백8개 지점에 국민은행 직원 5~7명씩 모두 7백여명이 배치돼 은행 인수를 준비중이다.

본점인수단은 1층 로비에서 은행감독원 백세웅 수석부국장이 배인수대동은행감사에게 검사실시서를 전달하고 본격적인 인수작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인수팀은 본점에 나온 대동은행 간부들과 업무 인수·인계를 협의하고있지만 대동은행 실무 직원들이 본점에 나오지않은채 업무 협조를 않아 전산실로 진입한뒤에도 업무를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

은행측 인수팀을 맡고있는 변종화 국민은행 상임감사는 "전산실을 장악해도 직원들의 협조없이는 업무를 인수할 수 없기때문에 당분간 업무 재개는 어려울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국민은행은 대동은행 본점 인수팀 1백98명을 비롯해 전국 1백8개 점포 인수를 위해 총1천6명의 인원을 동원, 한 점포당 5~7명을 투입했다.

인수총책임자는 윤옥현 종합기획부장이며, 29일 인수작업을 위해 변종화 감사와 이은우상무등 대구·경북출신의 임원을 대구에 급파, 28일 밤 채병지 대동은행 행장권한대행과 접촉한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민은행 대구지역 본부는 휴일인 28일에도 대리급 이상 직원 45명이 출근하는등 인수준비 작업에 바쁜 모습이었다.

국민은행 본점에서도 2백50명의 인수팀이 대동은행 본점 인수를 위해 28일 오후7시 서울을출발해 이날밤 11시30분쯤 대구에 도착, 대동은행 본점 인근 및 남문시장 여관에 투숙했다.○…국민은행 인수팀은 29일 오전7시 대동은행 본점에 도착, 인수작업을 시도했으나 대동은행 직원들이 은행을 완전히 비운 상황에 당황하는 모습.

국민은행 인수팀은 당초 예상과 달리 대동은행 직원과 마찰이 없이 대동은행 본점에 무혈입성하는데 성공했지만, 대동은행 직원들이 사무실 문을 잠가놓는 바람에 대동은행 직원들의 출근만을 기다리며 무작정 대기.

국민은행 측은 "우리도 하고싶어서 하는 일도 아닌데 문을 강제로 따는등 무리해가며 인수작업을 벌일 생각은 없다"고 밝히기도. 한편 노조는 28일 은행퇴출 과정에서 노조원이 다치거나 사법처리될 경우 신변보장 자금을 주자고 호소한 결과 하루만에 4억여원이나 모금돼은행 퇴출에 대한 직원들의 반발강도를 반영.

○…대구시내 대동은행 각 지점에는 이날 오전 8시 이전까지 은행감독원 직원과 인수은행인국민은행 직원들이 도착을 완료하고 인수지시를 기다리며 대기.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대동은행 법원앞 지점에는 은감원 직원 1명, 국민은행 윤재원 인수팀장(국민은행 본점 리스크 관리부 매니저) 등 5명과 보안용역사인 세콤 직원들이 오전7시쯤도착, 복도에 대기하며 국민은행 본점의 지시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

대동은행 법원앞 지점에는 경찰관 4명이 배치돼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으며 현금을 찾기위해 지점에 들린 시민들은 곳곳에 '현금지급기 고장'이라는 안내문을 보고 발길을 돌리기도.

…대동은행 서성로지점에는 29일 오전6시40분쯤 서상길 국민은행 대구지점장 등 5명의 인수팀이 도착, 오전 8시50분쯤 경찰과 세콤 입회하에 문을 열고 들어가 금고봉인작업만 끝내고 직원들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

… '대동은행' 간판이 29일 오전을 기해 사라진다는 소식을 들은 출근길 시민들은 대동은행 지점앞을 지나며 저마다 한마디. 이름 밝히기를 거부한 50대의 한 시민은 "9년전 대동은행 주식을 샀다"며 "그러나 지금은 휴지조각에 불과하니 도대체 경영을 어떻게 한 것이냐"며 볼멘소리.

동정론을 펴는 시민들도 많아 김종덕씨(45)는 "경영을 잘못한 경영진은 문책받아 마땅하지만 묵묵히 일해온 직원들의 고용승계는 보장돼야 할 것"이라며 "직원들의 식구들도 얼마나마음고생이 크겠느냐"며 안쓰럽다는 반응.

…구미시 원평동 대동은행 구미지점도 경찰의 경비속에 오전 6시50분부터 금감위 직원과국민은행 인수팀 10명이 도착, 직원들의 출근을 기다리다 오전 8시35분쯤 경비업체 직원의도움을 얻어 뒷문을 열고 들어가 인수작업을 준비.

인근에 있는 동화은행 구미지점의 경우는 오전 7시부터 일찌감치 은행감독원 직원과 대구에서 파견된 신한은행 인수팀 7명이 사무실안으로 들어가 인수절차를 준비.

한편 양은행에는 오전 9시가 되자 거래처 및 고객들의 전화문의가 쇄도하고 있으나 직원들이 출근치않아 제대로 답변을 못하는등 업무가 마비 상태.

…29일 오전 8시30분 안동시 동부동 대동은행 안동지점에는 경찰 1개 소대병력이 정문과후문 출입구를 봉쇄한 가운데 금감위직원과 대동은행 본점직원 등 7명이 나와 은행업무가국민은행 안동지점으로 이전됐다는 사실을 알리는 안내문을 게시.

○…대동은행의 퇴출은행 명단포함이 확정된 지난 27일 포항시 죽도동 대동은행 포항지점에는 업무시간 내내 예금보호 여부를 문의하는 고객들의 발길과 전화가 이어져 창구가 큰 혼란.

내장객수는 평일대비 2배 이상 늘었으나 고객예금 원리금은 전액 보장된다는 금감위의 발표로 이날 하루동안 포항지역 4개 대동은행 지점과 역시 퇴출은행에 포함된 동남은행 포항지점을 통틀어 빠져나간 돈은 3억원 미만인 것으로 알려져 우려했던 대규모 인출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경제·사회1·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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