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은행 최모지점장(46)은 3일 아침 "실직사실을 학교에 알리면 학비를 면제받을 수 있는데 어떻게 할까요"라는 고등학교 1학년 아들의 말에 북받치는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26년간 은행원으로 재직하며 앞만보며 성실하게 살아온 대가가 실직이란 사실이 믿기지가않았다.
"정직한 관리자로 열심히 일하면 노후도 보장될줄 알고 눈코뜰새없이 일만 해왔는데…"72년 고교졸업과 함께 대구은행에 입사한 최지점장은 능력을 인정받은 정통파 은행원. 지난89년 4월 설립요원으로 대동은행과 인연을 맺은뒤 91년엔 영업실적 최하위였던 구미지점을2년동안 근무하며 경영평가 1위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사고난 점포나 꼴찌 점포의 지점장을도맡아 '설거지 지점장'이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은행퇴출로 대동은행에서 9년간 근무한 최지점장이 손에 쥔 것은 퇴직금 5천여만원.지난해 아파트 구입때 빌린 돈을 갚고 나니 1천만원밖에 남지 않아 당장 두아들의 학비마련조차 막막하다.
그래도 최지점장은 자신의 형편이 부하 직원들보다 낫다고 스스로 위로한다. 대리이하 은행원들이 받은 퇴직금은 3백만원에서 많아야 3천9백만원.
"대동은행 부실화의 가장 큰 원인은 관치금융입니다. 그런데 왜 성실히 일한 직원들이 그책임을 떠안아야 합니까. 업무를 거부하는 직원들이 최소한의 직업윤리도 없이 자기 몫만챙기는 사람들은 결코 아닙니다"
취업시장은 좁기만한데 최소한의 생계대책도 없이 직장을 떠나야할 부하직원들을 생각하면더 가슴이 아프다는 최지점장.
동료 지점장들과 만나 서울 명동성당에서 며칠째 비를 맞아가며 농성하는 직원들 얘기로 하루를 보내지만 울분이 삭여지지가 않는다. 〈李鍾均기자〉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