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농축산물도 브랜드시대

▨쌀

경기 여주쌀, 이천쌀, 강원도 철원쌀 등은 이미 전국적 명성을 얻고 있다. 전남의 '풍광수토', 충남의 '청풍명월' 등은 광역단위의 농산물 브랜드다. 다른 지역에 비해 뒤늦게 출발한경북 쌀은 현재 15개 브랜드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 중 7개 제품은 농산물 검사소의까다로운 심사를 통과한 품질 인증미다. 안강의 경주 청결미, 선산쌀, 상주 삼백쌀 등은 3만9천원선인 일반쌀 보다 20kg당 1천~2천원이 비싼데도 찾는 사람이 많다. 황토흙에서 자라찰기가 많고 단위당 무게가 더 나가는 의성 안계쌀과 다인청결미도 최근 인기 품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 쌀 품평회에서 밥 맛 좋기로 인정받은 문경의 새재청결미는 20kg당 4만원이 넘지만 찾는 사람이 꾸준히 늘고 있다. 올들어 '없어서 못팔'정도로 상종가를 달리는제품은 20kg당 4만6천~4만8천원짜리 영덕 병곡의 키토산칠보미다. 이밖에 지역의 역사와 특성을 살린 공룡쌀, 안뜰쌀, 해맞이쌀, 용궁진상미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20kg짜리가 3만6천원인 또순이쌀은 IMF형으로 시중에 나오고 있다.

▨과채류

"달성군 옥포 참외는 없어서 못판다"

장마와 불규칙한 날씨엔 참외값이 떨어지지만 옥포 참외는 예외다. 그만큼 품질에 자신이있는 제품이다. 값도 보통 참외보다 2~3배 정도 더 받는다. 옥포 참외의 경쟁 비결은 상자당한 개의 불량이 나오더라도 전량 '리콜'하는 사후관리에 있다. 보현산 및 단동 포도도 마찬가지다. 이들 상품은 상표 이미지보다 상품의 질로 시장성을 확보한 경우다. 한 때 '경북 능금'이라는 이름만으로 소비자를 붙들었던 사과도 지역 특성에 맞는 상표개발이 한창이다.경북능금조합은 사과 하나로 20여개 상품에 대한 상표등록을 마치고 해외시장 공략에 나설정도다.

예천 보문의 학가산 도라지는 이를 원료로 김치, 분말, 건과자 등을 생산하고 있다.최근 몇년 사이 메주, 대추, 영지버섯, 김치까지 고유 상표 등록으로 소비자 눈길끌기에 힘을 쏟고 있다. 경주 불국농협의 시동부추는 채소류로 드물게 고유 상표에 의한 시장공략에성공해 과채류 브랜드화에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과채류 상표화는 결국 제품의 질에 지역 이미지를 충분히 반영할 때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보여주고 있다.

▨축산물

'팔공상강우', '그린포크', '크로바포크' 등은 시중에 익히 알려진 대구.경북지역의 축산물상표다. 이들 상품은 국내 시장을 넘어 일본 시장에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예천의 찰누렁이와 안동 황우촌도 소비자들의 인지도를 높인 상품으로 성장했다. 울릉도약소는 독특한 사육기법으로 식용 이상의 취급을 받는 축산물이다. 대구경북양계축협의 정성닭고기와 정성란은이름만으로도 소비자의 신뢰를 받고 있다.

그러나 지역 대다수 축산물은 전국적 시장망을 구축하지 못해 지역의 브랜드 수준을 넘지못하고 있다. 또 최근의 축산농 붕괴 위기와 맞물려 축산물 고유 상표개발보다 생존경쟁에몰두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 농산물에 비해 축산물의 고유 상표화는 전체 생산물의 10%에도 미치지 않는 미미한 수준이다.

축협 경북도지회 정재화씨(31)는 "축산물 고급화만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라며 "일본 토종 소인 화우(和牛)가 수입 축산물을 물리치는 것도 우리 농가에서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가공식품

경북능금조합의 1백% 과즙음료 우리능금주스가 이 분야에서 단연 선두로 나서고 있다. 올한해 1백50만달러의 수출도 예약된 상태다. 능금조합처럼 1차 생산물을 가공해 상품화하는곳이 지역에서만 50여개에 이른다. 울릉도 호박엿 시리즈는 지역 특성을 잘 살린 제품으로평가받고 있다. 안동산마, 안동산약, 영주 평은 마 등 건강식품에서 상주 중동 단무지, 풍산김치, 경주 감포 멸치젓에 이르기까지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가공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상주와 청도의 곶감, 감식초 제품은 일본 수출 길을 열어 고급 영양 식품으로 자리잡고있다. 예천 보문농협의 도라지넥타, 식혜, 미숫가루 등도 건강식품으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농가의 부가 이익을 노리는 염소 중탕, 장어엑기스, 사슴 및 녹용 가공품 등 상당수의건강식품이 시중에 유통되는 것도 우리 농산물 이미지를 적극 이용하려는 최근의 경향을 반영하고 있다. 〈全桂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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