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업계.갑을계열사 표정

○…고합에 이어 갑을이 워크아웃 대상기업으로 선정되자, 지역 섬유업계는 은행권이 섬유업체에 대한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시도하는게 아니냐며 긴장하는 눈치가 역력. 특히 물량위주의 외형성장을 주도해온 기업일수록 이런 시각이 강하다.

이에 따라 지역 섬유업계 관계자들은 "(주)갑을과 갑을방적의 워크아웃 대상선정은 고환율로 인해 일시 유보됐던 지역 섬유산업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 신호탄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 또다른 관계자는 "섬유가 중소기업 업종인데도 경쟁적으로 설비증설을 시도, 방만하게 덩치를 키워온 대기업일수록 부실규모가 크다"며 "섬유대기업 시대가 종언을 고할지도 모른다"고 설명.

내실경영을 해온 중소 섬유업체들이 지역 섬유산업을 주도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와 함께동국무역.성안 등 지역의 섬유대기업 역시 (주)갑을과 갑을방적의 진로에 관심을 보이며 자체 구조조정에 더욱 박차를 가할 전망.

지역 섬유업계 관계자는 "갑을 경영진이 지역 경제계에서 보인 경영행태에 비판적인 시각이 강하지만 워크아웃 대상에 포함된 것이 지역 섬유업계에 긍정적일 수는 없지 않느냐"고반문.

○…대구지역의 갑을그룹 계열사 임직원들은 (주)갑을과 갑을방적의 워크아웃대상 포함 소식에 금시초문이라는 반응. 올해 사장자리에서 물러난 (주)갑을의 한영섭 감사는 "우리도갈피를 못잡고 있다"며 "민감한 사안인 탓인지 서울쪽 임원중에도 감을 잡는 사람이 드물다"고 소개. 김시경 이사도 "워크아웃과 관련 그룹내 정보가 없다"며 "서울의 회장 비서실로 문의해보라"며 발뺌. 그러나 박창호 회장과 (주)갑을 서울본사의 이강세 사장은 14일 오후부터 밤늦게까지 그룹의 향후 진로에 대한 대책회의를 주도하며 일체 외부전화는 사절. 박회장과 이사장은 15일오전에도 대책회의를 계속 했으며 (주)갑을과 갑을방적의 대구공장 임원들도 이날 오전 향후 대책을 논의. (주)갑을 대구지역 공장 임원들은 워크아웃 대상선정과 관련 14일과는 달리 "차라리 잘됐다"는 반응을 나타내기도. 대출금이 출자금으로전환되고 상호지급 보증이 해소되면 워크아웃 대상으로 선정된 (주)갑을과 갑을방적만이라도 회생할 수 있지않겠느냐는 것.

○…홀마트 직원들은 주력업체의 워크아웃 대상선정 소식이 전해지자 갑을그룹 및 홀마트향후 진로에 대한 각종 정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

홀마트직원들은 지난 9월 개점후 계속 흑자를 내온 만큼 '워크아웃'과정에서도 자생력있는 그룹내 업체에 대한 자구책이 있을 것으로 기대.

○…갑을그룹의 1금융권의 여신은 97년1월말 현재 5천5백63억원에 이르는것으로 추산된다.그러나 갑을그룹은 대동은행으로부터 1천1백23억원(98년2월말 현재.지급보증 포함)의 여신을갖고있는등 대동은행과 집중적인 거래를 하고있을 뿐 나머지 지역금융기관들과는 이렇다할거래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갑을이 워크아웃 대상기업으로 선정됨에 따라 채권 회수가 일정기간 묶이더라도 지역금융기관에는 별 피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상의는 갑을그룹 주력업체들의 워크아웃 대상 선정에 대해 "섬유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있지만 이 정도일줄은 몰랐다"며 지역에 미칠 파장을 분석하느라 부산.한 관계자는 "워크아웃이 기업을 회생시키기 위한 제도라지만 대외 이미지가 급락하는데다제2.3금융권에서 경쟁적으로 채권회수에 나서 자금 압박이 더욱 심해질 우려도 적지않다"며 "워크아웃 선정에 따른 부작용에 대해 정부가 대책을 내놔야할 것"이라 지적.○…증권가에서는 (주)갑을과 갑을방적의 워크아웃 대상 기업 선정에 대해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라며 덤덤한 반응.

한 관계자는 "갑을방적은 최근 4주간 주가가 30%, (주)갑을은 36% 하락했다"며 "워크아웃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봐도 될 것"이라 한마디.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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