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98프랑스 월드컵 결산

21세기 축구는 '아트사커(예술축구)'다.

지난 70년대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는 공격과 수비가 따로 없는 이른바 '토털사커'라는 새로운 전형을 개발,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세계 축구계의 강자로 군림했었다.이후 80~90년대를 거치면서 두드러지는 전술의 변화상을 엿볼 수 없었던 세계축구팬들은 98프랑스월드컵을 통해 오랜만에 커다란 변화의 물줄기를 관찰하게 됐다.

새로운 스타일의 축구는 '아트사커'로 명명됐다.

아트 사커는 남미의 개인기에 유럽의 힘과 조직력이 조화를 이룬 종합축구를 의미한다.개인기에 의존하던 남미 출전팀들은 힘과 조직력을 더했고 유럽의 몇몇 나라는 화려한 개인기를 접목, 공통의 스타일을 만들어 낸 것이다.

한국이 월드컵 본선 첫 승과 16강 진출이라는 숙원을 풀기는 커녕 멕시코, 네덜란드전에서망신을 당하고 만 것은 실력에 달리기도 했지만 이같은 세계 축구의 조류를 읽지 못하고 구태의연한 플레이를 펼친 데에 원인이 있다.

패권을 다툰 세계 최강 브라질과 개최국 프랑스, 북유럽 '쌍두마차'로 부상한 노르웨이와 덴마크, 그리고 처녀출전에 4강까지 오른 크로아티아 등이 아트사커의 전도사였다.반면 잉글랜드와 독일은 개인기를 덧붙이는데 소홀한 나머지 종전처럼 힘과 조직력만 믿다가 미끄러지고 말았다.

브라질이 대회 개막 전부터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 것은 사실 호나우도, 베베토, 카를로스등 스타 플레이어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배경이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브라질은 기라성같은 선수들이 톱니바퀴같은 조직력으로 맞물려 돌아갔고 나머지 31개 팀들보다는 역시 한 수 위의 전력을 과시했다.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브라질을 2대1로 격침시킨 노르웨이, 16강전에서 나이지리아를 꺾고준준결승에서 브라질과 대등한 경기를 펼친 덴마크도 특유의 파워와 조직력에 개인기가 더해져 놀라운 결과를 낳았다.

아트사커는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빛을 발했다.

대부분의 팀들이 지역방어를 기본으로 하면서도 상대 스트라이커에 대해서는 전담 마크맨을지정, 밀착 맨투맨 방어를 병행함으로써 수비력을 극대화했다.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불리는 호나우도와 네덜란드의 베르캄프,잉글랜드의 시어러 등골잡이들이 득점레이스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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