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행 앞세워 최대위기 수습

조순(趙淳)한나라당총재는 5일 총재권한대행에 이기택(李基澤)부총재를 지명했다.국회의장 자유투표의 패배에 책임을 지고 당지도부가 전원 사의를 표명함으로써 진공상황이우려되던 한나라당은 8.31전당대회 때까지 이부총재를 선장으로 앉히는 임시체제로 운영되게 됐다.

그러나 이대행은 한나라당이 창당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고 비록 전당대회 때까지 20여일 밖에 남지 않았지만 국회 원구성과 총리임명동의안 처리 등 국회문제가 가로놓여 있는데다 계파 대결이 극심한 양상을 보일 전당대회의 관리라는 두가지의 어려운 문제를 처리해야하는 부담을 지게 됐다.

한편 조총재는 이날 오전 총재단회의에서 부총재들과 의견교환을 거쳐 이부총재를 지명하는데 합의하고 이를 전격 발표했다. 조총재는 이부총재 지명배경으로 △전당대회에서 당권도전의 당사자가 아니고 △풍부한 대여투쟁의 경험보유자라는 점과 그리고 △현 시점에서 당을 수습할 수 있는 최적임자라는 점을 들었다.

권한대행에 지명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대행은 "김대중정권에 맞서는 야당다운 야당으로 자리잡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행은 전당대회 관리와 관련,"한나라당이 시대 변화에 맞게 변화하고 새로운 정당으로태어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나 중립적인 경선관리자로 남을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대행은 그러나 평소의 대여 강경론자로 분류되는 당내외의 인식을 의식한 듯 국회문제와관련해서는"평소 생각하는 국회관이 있다"면서도 "국회가 국민의 버림을 받고 있음도 알고있다"고 말해 강경일변도로 나가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대행은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은 현 위치에서 자기소임을 다하도록 곧바로 재임명하고원내총무는 이미 사임했으니 후임을 빠른 시일안에 당헌에 따라 의총에서 선출될 수 있도록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국회의장 선거의 패배는 집권여당의 정치공작의 산물이고 우리 한나라당이 안고있는 문제점이 의장선거를 통해 표출된 것일 뿐"이라며 "총재나 원내총무 등 지도부의 지도력 부족에서 나온 게 결코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당대회 관리와 관련, 그는 "꼭 중립적 위치에 있어야 한다는 교과서적 구절은 없다"며 "앞으로 좀 더 심사숙고해 태도를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대행은 이어 "소속의원들의 최대공약수를 찾을 것"이라며 "결코 표류하는 국회가 되지 않도록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 안팎에서는 여야간의 냉각기를 가진 뒤 빠르면 다음 주 중에는 국회가정상화될 가능성을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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