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름다운 세상 아름다운 사람-'IMF 서로돕기위원회'

바쁘고 힘들게 살아가는 요즘이지만 모두들 잠깐 멈춰서서 삶의 한조각을 떼어내 가난하고힘든 사람들과 나눈다면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다시 살맛나는 곳, 희망의 싹이 움트는 곳으로 변하지 않을까?

한동네에서 가난하고 힘든 사람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애덕을 실천하는 성김대건성당(주임신부 원유술.대구시 수성구) 'IMF서로돕기위원회'(위원장 이동구 대구의료원장, 구좌번호025-08-528855-001 이동구).

"본당내에서 뜻을 같이 하는 신자들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상담실을 운영하며 결코 '초대한적이 없는 불청객' IMF를 이땅에서 영원히 '퇴출'(?)시킬때까지 힘을 합쳐 가난한 이웃들을정신적.물질적으로 돕자"는 원유술주임신부의 뜻에 따라 이 위원회가 결성됐고, 운영은 완전히 자율에 맡겨졌다. 이 위원회가 가동되자말자 한 초등학생이 저금통을 털어서 20만원을가져온 것을 포함, 두달만에 3백94명의 후원회원이 1천4백구좌(1구좌당 매월 2천원) 2천8백만원이 모일 정도로 큰 호응을 얻은데 힘입어 매주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상담실(상담전화743-2504)을 운영하고 있다.

종교의 벽을 뛰어넘어 이곳을 찾는 상담자들은 점차 늘고 있다. 나혜경.양화자.박도숙.이경자씨등 상담자원봉사자가 상담을 접수하면, 유명자.홍말봉씨등이 발땀을 아끼지않고 밤에 현장을 직접 방문하며 김홍은씨등이 관리를 맡는다.

건설경기의 퇴조와 함께 일자리를 잃은 건설업계 근로자를 운전기사로 재취업 시켰나하면,생활비보조 11가구, 학비보조, 법률상담도 이어진다.

"주방일을 하다가 쫓겨난 40대 부부가 이 무더운 여름에 선풍기도 하나없이 열평짜리 임대아파트에서 세명의 자녀와 함께 어렵게 사는데 생활비를 전해주고 돌아오니 결코 내집이 덥지도 않았고, 내 마음의 군더더기가 확 떨어져나가는 느낌이었어요"라는 회원들은 가난한그들이야말로 우리가 소중하게 여겨야할 보배들임을 알고 있다.

"우리가 도와주는게 아니라 한개를 주고 두개를 받고 돌아오는 기분"이라는 그들은 도와달라는 손길은 많은데 미처 힘이 닿지않아 발을 굴릴때도 많다.

얼마전에는 대구초등학교에서 형편이 어려운 체조꿈나무 두명을 급히 도와달라고 요청해왔지만 능력밖의 일이어서 독지가를 물색하고 있고, 77세된 노모를 모셔야할 형편인데도 군대에서 지체장애자가 된 김호철씨를 도울 길도 찾고 있다.

실천이 없는 믿음은 있을 수 없다는 베드로 사도의 가르침을 본받아 말없이 자기자리에서성실하게 애덕의 삶을 사는 성김대건본당 IMF서로돕기위원회는 일시적이 아니라 IMF가 퇴출될때까지 계속된다. 〈崔美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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