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밤호박재배 달러 번다-김갑태회장

"농업은 사양산업이 아닙니다" 얼핏 보기엔 초로의 평범한 농민에 불과하지만 대구 동구농산물수출단지 김갑태 회장(60)은 노련한 사업가다. 지난 7월 일본 최대의 기호작물인 밤호박을 재배하는데 성공, 지금까지 일본으로 31t을 역수출했다. 일본에서 주문이 쇄도하고 있지만 올해는 내수 위주로 시판하고 내년엔 30억원에 상당하는 밤호박 3만t을 수출할 계획이다.

김씨는 지난 91년 대구시 동구 신길동에 밭 1천평을 구입, 경작을 시작한 '늦깎이 농민'. 지난 80년 부산에서 경영하던 신발밑창 납품업체가 부도가 난뒤 대구로 와 땅과 인연을 맺게됐다. 시장상황에 대한 어김없는 예측력과 투지가 김씨의 밑천.

일본에 연간 40만t을 수출하는 멕시코.뉴질랜드 보다는 수송환경은 물론 기후.풍토도 걸맞은대구에서 더 좋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 올초엔 일본의 밤호박 수입업체를 방문, 애원하다시피 주문을 얻어냈다.

그러나 김씨를 비롯한 이 지역 42가구가 재배한 '에비스 밤호박'이 지난 7월 시판되면서 상황은 역전됐다. 수원에서 열린 농산물경연대회에 출품된 '에비스'를 본 일본인 수입업자들이이번엔 상품을 달라고 애원하는가하면 국내에서도 주문이 줄을 이었다. 대구의 유명 백화점들도 이달들어 하루 1백 50 박스의 '에비스'를 팔고 있다.

김씨는 결국 대구시와 동구청에 대구 근교의 휴경지를 싼값으로 임대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IMF 이후 수없이 양산되고 있는 실업자들을 이곳에 자영농으로 정착시키는 방식으로지역의 실업문제를 일부 해소하는 한편 엄청난 속도로 늘어나고있는 내수 및 수출도 해결하겠다는 계획. 김씨는 "대구시가 시차원에서 중점 육성한다면 수많은 실업자들을 흡수할 수있는 수익성 높은 사업"이라며 "5년 이내로 일본의 연간 수요 40만t 중 25%를 점유하겠다"며 기염을 토한다.

〈李宗泰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