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엔화강세와 한국경제

미국의 금리인하와 일본의 경기부양책 발표에 힘입어 일본 엔화의 가치가 3년이상 지속해온 약세국면에서 강세기조로 전환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여타 선진국들도 금리인하에 공조할 의사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 80년 중반 이후와 같이 달러화 가치, 국제금리, 국제원자재가격이 동시에 하락하는 신3저현상의 도래 가능성까지도 예측되고 있다.

국제금융 전문가들은 그동안 엔화 약세를 받쳐주던 여러가지 요인들이 변화돼 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이로 인한 국내 수출업체들의 가격경쟁력 제고를 통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경제에숨통이 트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엔화 강세가 지속된다면 일본상품과 경합관계에 있는 우리수출의 주력상품인 자동차, 반도체, 조선, 철강 등의 가격경쟁력이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격경쟁력의 향상으로 최근 급감추세를 보이고 있는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달러화 유입이 확대된다면 외환위기 극복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우경제연구소 한상춘 국제경제팀장은 "엔-달러 환율이 10%하락할 경우 우리나라의 수출은 약15억~18억달러가 증가하고 무역수지는 10억~12억달러가 개선되는효과가 있다"고 말했다.한팀장은 이번 엔화강세로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이 늘어나 전반적인 아시아국가들의 신뢰도가 제고되면 주요 선진국 채권은행들의 채권 조기회수 움직임이 줄어들고 미국시장에서 이탈한 자금들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 유입되는 상황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그러나 엔화강세 기조가 앞으로 지속될 수 있을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환은경제연구소 신금덕 동향분석실장은 현재 엔-달러 수준으로는 우리경제에 큰 호재라고 보기힘든 상황이며 엔화강세 현상은 3~4개월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최근 미국의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사가 일본의 부실채권 규모가 1천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밝힌 바 있으며 일본의 파생금융상품 투자손실규모가 1조달러에 달하는것으로 추정되는 등 금융기관들의 부실이 심한 상황인데다 일본정부의 부양책이 겉돌고 있어 금융시장의 조기정상화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우경제연구소의 한팀장도 현재로서는 엔고추세가 정착됐다고 볼 수 없으며 다만 엔-달러 환율이 상반기보다 약 15~20엔 떨어진 1백25~1백30엔대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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