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치를 창출하는 축제

지난 6일 경주시 감포항(甘浦港)일대에서 열린'제1회 감포회 축제'는 맑은 바다의 싱그러움과 정겨움이 어우러진 잔치였다. 싱싱한 바다고기도 도마 위에 올려지고 난장(亂場)의 정취도 있어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의 해맑은 미소가 배어 나오곤 했다.

--지역소득 제고 한몫

무엇보다도 이 지역 주민들의 소득제고에도 한몫 한다는 의미가 살아 난다는 점이다. 대구, 울산,포항 등지에서 몰린 인파도 그렇거니와 욕심을 부리지 않은 적절한 축제 규모도, 분수(分數)를 지킨 자세가 더욱 돋보였다.

경북 각 지방에서 개최하고 있는 축제도 이런 특장(特長)들을 살려나가면 발전의 가능성이 기대된다는 게 주최측이나 이를 지켜본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지난 9월에 있은 봉화 송이축제나 풍기인삼축제도 지역 특성을 나타낸'어우러짐'으로 평가되고 있다. 청도의 소싸움, 김천의 포도축제,영덕대게축제등은 우리들의 관심을 끄는'이벤트'다. 특히 봉화 송이축제는 일본인들도 집단으로관광을 와 외화벌이도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였다.

--특성살린 이벤트 준비

어제 폐막된 경주 세계문화 엑스포는 위의 것들과 비교할 때 규모는 달라도 목표로 삼는 것은 같다는 생각이다. 문화가치 창출로 우리생활에 활력배가와 함께 부가 값어치를 만들어 내자는 미래지향이 아닌가 싶다.

이런 차원에서 보면 대구시의 달구벌축제는 재고해야 할 점이 많다. 특성 있는'이벤트'가 별로 없다는 점이 늘 지적되고 있다. 백화점식의 여러 종류의 행사를 열고 있어 특성을 살리지 못한다는얘기다. 대구를 대표적으로 상징하는 어느 것, 한 두개만 골라서 전국, 외국의 내방객을 끌어 모으자는 주장이다.

달구벌 축제 끝나면 대구 섬유축제가 열리고 해서 집중성이 없다는 의견이 시민들 사이에 제기되곤 한다. 대구시 일원에서 열리는 축제가 예산낭비를 없애는 효율성을 가져야 한다. 만약에 공무원들의 영역확장이나 영향력 감퇴등의 요인 때문에 이런 불합리가 남아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문화가치 중요성 인식

흔히 다가오는 21세기는 '문화가치 창출의 세기'라고 한다. 영화 '타이타닉'이 1년간 흥행수입이14억달러나 되고 '쥬라기공원'은 2년간 7억달러나 벌었다는 집계다. 우리나라의 2년간 자동차 수출금액이 7억달러 선이라는 것을 비교하면 문화가치 창출의 효능은 분명해진다.우리는 지금 일본의 대중문화가 본격개방돼 몰려들어 오는 난제를 안고 있다. 선진국의 '문화종속'현상이 극도로 심화되고 있다는 여론이 일고 있고 이에 대한 대처나 대응도 주목된다.지난해 한해 동안 외국업체에 지불한 '문화로열티'가 2천억원을 육박한다고 한다. 또 미국의 직배영화사들이 최근 3년간 우리나라에서 송금한 이익금은 7백억원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사실 그렇다. 축제도 그 동네의 단순한 잔치로 끝나서는 안된다. 가치를 만들어 내 우리의 서민놀이 문화등의 수준을 한단계 끌어 올리는 효과도 노려야 한다. 대안을 찾자.

최종진〈경북중부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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