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전시장에 웬 쌀포대?
지난 9일부터 18일까지 대구 송아당화랑에서 일곱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는 서양화가 강정희씨(48)의 전시회장. 작품들이 걸려 있는 벽면아래 어울리지 않게 쌀포대가 수북히 쌓여있다. 20kg짜리가 자그마치 28개.
"오프닝때 가까운 친구나 지인들이 축하금이나 꽃바구니 등으로 성의를 표시하는 경우가 더러있잖습니까. IMF라 받지않겠다고 해도 기어이 봉투를 내놓겠다는 분들이 계셔서 정 그렇다면 밥굶는 아이들을 위해 쌀을 주십시오 했지요"
사랑은 또다른 사랑을 불러일으킨다던가. 생각지도 않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의 쌀이 쏟아져 들어왔다. 미처 쌀을 사오지 못한 사람들은 쌀 사는데 보태라며 돈을 냈다. 그래서 아예 노골적으로(?) 모금함도 하나 만들었다.
20여년만에 최근 저잣거리로 나온 철웅스님(파계사)도 시주돈(?)을 냈고, 구역예배를 보던 지산동한 교회의 여신자들도 배고픈 아이들을 돕자며 돈을 보탰다. 모처럼 오토바이여행에 나섰던 구동조 교수(시각디자인.동덕여대) 등 서울지역 미대교수 4명은 대구를 지나는 길에 이 소식을 듣고화랑에 들러 돈을 내고 갔다.
이번 작은 사랑나누기에 손길을 내민 사람들중 적지않은 사람들은 강씨와 개인적 친분이 없는사람들이어서 훈훈함을 더해주고 있다. "아무리 IMF 한파가 거세도 우리사회에 따스한 인정이 살아있음을 실감했습니다"
한편 지난달 봉산문화거리에서 열린 봉산미술제에서도 참가화랑들이 결식아동돕기를 펼쳐 50여만원을 대구초등의 결식아동들에 전하는 등 미술계에 훈훈한 미담이 이어지고 있다. 〈全敬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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