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내가 하는 로맨스'에 환호하는 소리와 '남이 하는 스캔들'에 눈쌀을 찌푸리는 시선의 충돌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끊임없이 이런 충돌이 되풀이되며, 날이 갈수록 그 정도가 심각해지고 있다.

요즘 TV 드라마는 '부도덕'이 단골 메뉴가 돼버렸고, 현실과는 거리가 먼 '이상한 소재'들이 판을 치는 '일그러진 풍속도'를 빚고 있다.

때로는 '도덕 불감증 불륜 드라마 경연'을 방불케 하며, 그때마다 비난의 여론이 별책부록처럼 따라다니지만 그 경연은 좀체 수그러지지 않고 있다. SBS-TV의 아침 드라마 '포옹'의 극중 인물인철(이영하)은 자신의 아이를 낳아 키우는 옛 연인을 만나 갈등하는가 하면, 그의 아내(김미숙)도 옛 남자의 애를 임신한 채 시집온 고민을 안고 산다.

이 정도라면 '부도덕의 백과전서'라 해도 지니치지 않을 것 같다. 19일 막을 내린 MBC-TV의 '수줍은 연인'의 명일(감우성)은 친구와 동거하던 영선(심혜진)과 함께 살면서 비슷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지금 한창 뜨고 있는 MBC-TV의 주말 연속극 '사랑과 성공'은 또 어떤가. '콩쥐 팥쥐'의 아류라는 이미지를 어떻게 벗어날까 하는 궁금증 때문에 더욱 견인력을 가지면서 출발했던 이 드라마도시각 자체가 너무 부정적이고 자극적이다. 극이 진행될수록 변호사 태우(박상원)를 둘러싼 이복자매간의 갈등에 무게가 실리면서 '부도덕의 덫'을 놓고 있는 느낌이다.

▲드라마의 사회적 여파는 픽션으로서의 의미보다는 현실로 받아들이게 하는 결과를 가져오곤 한다. 오늘 우리 사회에 번지고 있는 향락산업이나 10대의 성타락은 대중매체에 의한 성의 상품화와 부도덕 부추기기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사회의 마지막 보루인 '가정'의 뿌리를 흔드는드라마로 인기만을 추구하는 '불륜 경연'은 이제 막을 내려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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