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러시아로부터의 협박

요즘과 같은 엄동설한에는 에너지의 필요성이 새삼 중요하게 느껴지는 계절이다. 이런 계절에 석유나 가스등 에너지 자원이 없다고 가정해보라. 아마 겨울을 나기가 무척 힘들 것이다. 에너지에얽힌 재미있는 일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1989년에 폴란드, 헝가리, 체코등 구 동구권 국가들은 그들이 실제적으로 러시아로부터의 정치적인 독립을 획득하였다고 여겼다.

그리하여 그 지긋지긋한 바르샤바동맹 회원국에서 탈피하고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의 나토 회원국에 가입하기를 희망하였고 몇 번의 비밀회담끝에 1991년 2월초 추운 겨울날 이들 3개국 정상들은프라하에서 다음과 같이 선언하였다.

"우리들은 바르샤바 동맹 조약기구에서 탈퇴하여 나토 조약기구에 가입하기를 희망한다" 이에대해 러시아는 이전부터 이들 국가들을 예의주시는 하였지만 공식적인 별 다른 반응은 없었다. 다만 중요한 원조가 끊길지도 모를 것이라는 짤막한 발표만 있었다.

정상회담 3일이 지난후 이들 3개 국가는 돌연 나토 가입 희망의사를 공식적으로 거둬들였다. 크렘린궁에서 시베리아로부터 이들 국가들에게 공급되는 가스의 파이프라인을 잠가 버리기로 결정하였기 때문이었다.

러시아쪽에서는 지극히 간단한 방법에 불과한 것이었다. 3일간을 맹 추위에서 버티어 보았지만너무나 가혹한 겨울날에 냉방, 냉수로 견딘다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이었던 것이다.이들 국가들은 가진자의 횡포앞에서는 국가가 지탱되기 힘들다는 진리를 깨닫고 곧 중동으로부터의 파이프라인 건설공사에 들어가 얼마전에 모든 공사를 마쳤다.

그리고는 곧 바로 나토 조약기구로의 가입을 재천명하여 1999년부터 이들 3개 국가는 비싼 값을치르고서야 나토 조약기구에의 가입이 가능하게 될 수가 있었다.

우리 또한 무기강매와 미군철수라는 무조건적 협박에 시달리는 것은 아닌지 한번 생각해볼 필요성을느끼게 한다.

이승선〈계명대 음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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