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사라진 시대, 어둡고 서글픈 시대다. 사랑이 이러한 시대의 아픔을 치유하는 묘약이 될 수있을까.
새해부터 본지에 연재되는 한승원(韓勝源)씨〈사진〉의 소설 '사랑의 묘약'은 이에 대한 해답을찾아간다.
인구 백만 쯤의 도회 근교에 종돈농장이 있고 질펀한 갈대밭을 낀 포구가 펼쳐져 있다. 소설은이곳을 무대로 질퍽하면서도 슬프고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이어간다.
주인공은 이십대 초반의 시인 지망생인 예란. 늘 꿈꾸며 사는 아름다운 여인으로 거대한 종돈농장주의 딸이다. 그의 첫사랑은 시창작론(詩創作論)을 강의하는 외로운 사슴같은 유부남 강사다.수십만평의 땅을 가지고 있고, 국제적인 사교단체 로만클럽 지회장인 50대 초반의 아버지는 늘자신만만하다. 장차 시장에 당선되는 것이 꿈이다.
예란은 어느날, 아버지로부터 일본에 다녀오다가 비행기 사고를 당할뻔한 이야기를 어머니와 함께 듣는다. 바퀴가 나오지 않아 동체착륙을 하기 위해 공중을 선회하는 비행기 속에서 마음 정리를 하는 아버지의 이야기는 감동적이다. 그런데 그 속에 이상한 점이 있다. 예란에 대한 배려가전혀 없는 것이다.
예란은 어머니가 데려온 가봉녀였다. 예란은 그 사실을 알게 되자 방황하기 시작한다. 어머니에대한 복수, 의부와 세상에 대한 복수, 그리고 자기 학대.
어머니는 뿌리를 잃고 떠도는 건장한 농장종업원과 바람을 피고, 이를 눈치챈 아버지는 은밀하게종업원을 쫓아내려 한다. 이들의 삼각관계를 중심축으로, 사랑을 찾아 방황하는 예란의 이야기가전개된다.
등장인물들은 사랑때문에 고통받고, 그 고통을 잊으려 사랑을 갈구한다.
"참 살아가기 힘든 시대입니다. 사랑이 오늘의 모든 아픔과 고통을 치유하는 만병통치약이 됐으면 합니다. 그 사랑을 솟구쳐 오르게 하는 묘약을 찾아갈 작정입니다"
'사랑의 묘약'은 사랑이라는 이름의 묘약이요, 또 사랑을 샘솟게 하는 묘약이기도 하다.이 작품을 위해 여러차례 종돈농장을 찾은 작가는 "생명력 왕성한 종돈과 역시 생명력 왕성한 여인과의 대비를 통해 인간 본성의 심연을 찾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68년 대한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한씨는 현대문학상·이상문학상·대한민국 소설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아제아제 바라아제' '불의 딸' '꿈' 등 많은 화제작을 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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