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제도 변화에 따라 중.고생들 사이에 '놀아도 된다'는 심리가 팽배한데다 보충수업과 자율학습이 전면 폐지되면서 학교를 일찍 마친 학생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있으나 마땅한 놀이문화가 없어 대부분 유흥.오락업소 등지로 몰리고 있다.특히 인천 호프집 참사를 계기로 청소년 놀이공간 확충, 학생 생활지도 강화 등이 강조되지만 마땅한 대안 없이 학생들이 사실상 방치되고 있어 유사한 대형 참사는 되풀이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높다.
현재 고교 1학년생과 중학생, 실업계고 학생들이 학교를 마치는 시간은 오후 3~5시. 특기.적성 교육이나 방과후 활동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학교의 경우 오후 2시만 되면 학교문을 빠져나가는 학생들이 적잖이 눈에 띈다.
대입제도가 특기와 적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바뀌었으나 하교 후 여기에 시간을 보내는 학생은 거의 없는 실정. 학생들의 주요 관심사는 "오후에 어디서 무얼 하며 놀까"라는 쪽에 집중되고 있다.
대구의 경우 중고생들이 가장 즐겨 찾는 곳은 대학 주변. 도심은 대부분 가격이 비싼데다 교사, 경찰 등 '보는 눈'이 많아 꺼린다. 오후 2, 3시 경북대 정.북문, 계명대 대명동 캠퍼스 등 대학 주변에서는 중고생 숫자가 대학생보다 더 많을 정도다.
게임방에는 오후 2시면 실업계고 학생들이 밀려들기 시작해 오후 5시가 되면 대학생보다 더 많은 중고생들 때문에 자리를 찾기 힘들다. 편의방, 호프집도 중고생들의 주요 놀이터. 10대들이 전용으로 차지해 대학생들마저 드나들기 어려운 곳도 적지 않다. 콜라텍도 지난해부터 대구에 등장, 도심과 외곽지 등에 하나 둘 생겨나면서 중고생들을 유혹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업소들이 참사가 일어난 인천 호프집과 비슷한 문제를 그대로 안고 있다는 것. 좁은 통로, 막힌 비상구 등 업주들의 안전불감증과 정원이 넘도록 밀려드는 중고생들, 게다가 게임방과 편의방 상당수가 지하에 입주해 있어 대형사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지만 학교측의 생활지도는 사실상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어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학교 관계자들은 학생들의 교외생활 시간이 크게 늘어난데다 지역도 광범위해지면서 이들에 대한 지도가 힘들어져 거의 손놓은 상황. 한 고교 교사는 "대입제도 변화의 과도기적 상황이어서 공부나 특기 개발을 권해도 먹혀들지 않는다"며 "일찍 학교를 나서는 학생들에게 시간을 보내라고 권할만한 것도 마땅찮다"고 말했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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