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왕조의 전설과 영화를 오늘에 재현중인 새재. 새재를 지키며 세월을 잊은 주흘산과 칼슘 중탄산 온천이 함께하는 문경. 산행과 관광, 온천욕을 즐기며 초겨울 그곳으로 떠나보는 것도 괜찮을 듯.
문경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먼저 문경읍을 포근하게 감싸 안고 있는 주흘산을 올라봐야 한다. 정상인 주봉(1,075m)과 영봉(1,106m) 으로 나눠진 주흘산은 백두대간의 줄기인 조령산과 함께 옛선비들이 청운의 꿈을 안고 넘나들었던 문경새재를 지켜주고 있다.
주흘산 산행길은 여러갈래. 새재관리사무소에 이르기 전 주차장에서 내려 영남제1관문(주흘관)을 지나자마자 오른쪽으로 난 길을 올라 여궁폭포를 지나 혜국사~대궐터~정상에 이른다. 또 관리사무소를 지나 혜국사로 통하는 콘크리트포장의 급경사길을 따라가면 혜국사까지 편하게 오를 수 있다. 정상까지는 앞코스와 마찬가지. 이밖에 지금은 통제중이지만 문경읍 지곡리에서 가는 길을 비롯, 영남제2관문(조곡관)에서 떠나는 등산길과 영남제3관문(조령관) 못미쳐 동화원휴게소를 출발, 부봉~영봉~주봉으로 이르는 길 등 다양하다. 4~5시간이면 충분하지만 일주코스인 제1관문~혜국사~대궐터~주봉~영봉~충북도 경계~부봉~동암문~북암문~마패봉~제3관문은 7시간정도 걸린다.
〈등산로·관광안내도 참조〉
단풍이 진 주흘산 산행은 낙엽밟는 호젓한 재미도 괜찮지만 산행길 여기저기에 서린 옛 왕조의 전설과 사연을 되돌아보는 맛도 있다. 고려 공민왕이 거란의 난을 피해 은혜를 입었다는 혜국사나 공민왕이 행궁을 설치했다는 주흘산 주봉밑 대궐터(850m)는 길재 시조를 절로 떠올린다. '오백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드니…어즈버 태평연월이 꿈이런가 하노라'. 대궐터 옆 샘터 돌그릇에 새겨진 '주흘산 백번 오르니 이아니 즐거우랴'라는 글귀가 발길을 가볍게 한다. 주봉에서 내려다 본 문경은 손바닥 안의 보금자리처럼 아늑하다
산행을 끝내고 내려오는 길에 관리사무소 옆 용사골 2만평부지에 한창 공사중인 KBS역사드라마 고려 태조왕건 촬영오픈세트장은 문경의 새로운 명소로 등장했다. 35억원을 들여 고려궁과 백제궁을 비롯, 즐비한 기와집과 초가집 등을 건축중이어서 구경꾼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로의 시간여행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과거 급제길과 영남대로 7㎞의 산책길. 청운의 부푼 꿈을 안고 과거를 떠났던 선비들의 애환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제1관~제3관에 이르는 이 길은 비포장의 흙길로 잘 닦여져 가족들과 산책하기에 더없이 좋다. 특히 이 가운데 제3관문 바로 밑 장원급제길은 옛 산길 그대로다. 장원급제길에는 칠성단과 책바위·감투바위·옹달샘·칠성바위가 옛 선비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충북 괴산군 경계지점에서 제3관문이 끝나지만 새재길은 계속된다시간여행을 마치고 산행으로 쌓인 피로와 여독을 새재서 10분거리 읍내에 위치한 문경온천에서 풀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황토색 수질의 문경온천은 국내온천에서 보기드문 칼슘중탄산 온천으로 알려져 있다. 7세이상 4천원. 문의 (0581)571-0709(문경새재관리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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