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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 전 뇌수술 그나마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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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8시쯤. 권모(55.대구시 방촌동)씨 가족은 5일째 차가운 중환자 보호자실 바닥에서 새우잠을 청하고 있었다. 그러나 환자를 뒤로한 채 거리로 뛰쳐나간 의사들에게 한 가정 가장의 생명을 맡길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생각하면 자꾸 몸이 뒤척여진다. 의식 불명인 사랑하는 가족이 깨어나기만을 기다리며 피난민촌을 방불케 하는 중환자실 로비를 지키고 있는 다른 환자 가족들의 심정도 권씨 가족과 별로 다르지 않다.

권씨가 갑자기 쓰러진 것은 지난 16일 새벽. 멀리 일보러 갔다가 잠자리에서 뇌일혈을 일으켰다. 인근 문경 제일병원으로 급히 옮겨졌지만 상황이 위급해 같은날 새벽 5시20분쯤 곧바로 대구시내 한 대학병원 병원 응급실로 실려 왔다.

"침대가 모자라 중환자를 바닥에 뉘어 놓았다가 상황에 따라 침대로 옮기는 혼잡한 상황은 그래도 이해가 됐습니다". 며느리 정씨(30)는 열악한 응급실 상황보다 그동안 의사들이 보여준 무성의를 답답해 했다.

대학병원에 도착한 지 5시간이 지나도록 시아버지 권씨에게 취해진 조치라곤 링거 두개만 달랑 걸어둔 것이었다. 그후 의사는 "며칠 있다가 수술을 하자"고 했다가, 곧이어서는 "뇌 정밀진단이 환자 상태 때문에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말과 달리 같은 날 밤에 혈관조영촬영이라는 정밀진단이 실시됐다.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권씨 가족은 의사들이 파업에 들어가기 전인 19일 수술이라도 받은 것을 다행스러워 하고 있다. 다른 환자가 수술이 연기되는 바람에 그나마 기회를 잡은 것이었다. 그때 타던 애는 말로는 다 못한다고 했다. 바로 다음날이면 의료계 파업 아닌가.

지금도 상황은 나쁘다. 의사가 환자의 사망 위험을 말해줬다. 그러나 가족들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 내리고 있었다. "우리는 그나마 수술이라도 받았지만 당장 수술이 필요한 다른 환자와 가족들은 어떻게 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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