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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사람 이하의 악인(?) 임하룡.베르그송은 그의 작품 '웃음'에서 희극성을 다음과 같이 풀이했다. 우리가 동물을 보고 웃을 때는 그 동물에 인간적인 표정이 엿보이기 때문인데 이때 우리의 정서 또한 무감동이어야 하며 집단성을 가지고 반향을 얻어야 한다. 그래서 희극적 인물은 '자기자신이 알지 못하고 있는 정도'에 반비례하여 희극성을 지니는 지도 모른다. 개그맨 임하룡. 개그맨이란 새 직종이 텔레비전 드라마나 쇼에 도입된 초창기의 1세대 개그맨. 그는 TV뿐 아니라 사적인 모임에서도 너무나 희극적이다. 철학적이지도, 현학적이지도 않고,가벼워 TV에서든 술자리에서든 그를 만나면 사람들은 끊임없이 웃게된다.

"희극은 보통사람 이하의 악인의 모방"이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그는 매사 뒤죽박죽이며, 연예인들중 식사비 안내기로 유명한 짠돌이다. 노래방에선 사십대 후반의 나이에 상관없이 다이아몬드 스텝을 즐기며 갖은 푼수를 떨지만 개그맨으로서 그의 즉흥적 발림(연기)과 사설(대사)은 가히 천재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실제로는 우울해할 때가 많다. 대중문화의 저속성, 상업주의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개그를 저급하게 보고 개그맨을 상업주의의 일회용 소모품 정도로만 여기는 풍조 때문이다.

영화나 연극,음악회 등이 입장권을 사는 순간 한번의 선택으로 끝나는 것과 달리 임하룡의 주무대인 TV의 경우 시청자들의 심리적 욕구변화에 끝없이 따라야 하고, 또한 방송이 침묵하는 다수인 대중을 위한 하나의 상품이므로 소비자의 심리적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서 때로는 온갖 비난도 감수해야 한다. 게다가 개그에 대한 시청자의 심리적 욕구는 직선적이고 강력함으로 충족되기 때문에 시청자로 하여금 쉽게 권태를 느끼게 하는 약점이 있어 그것 또한 그를 지치게 한다.

그러나 이 팍팍한 세상에 'TV속의 임하룡'을 보면서 가족들이 함께 웃음을 나누는 것 또한 대중문화시대 대중들의 권리가 아니겠는가?임하룡의 지적·정서적 교양이나 그의 시사적·역사적 감각 같은 것엔 관심두지 말자. 다만 그가 우리를 웃기기 위해 임기응변으로 하는 대사나 몸짓에만 주목하자.느껴지지 않는가? 백남준 비디오 예술과는 또 다른 임하룡 비디오의 즐거움이….

(대경대 연예제작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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