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의제언-갈곳 없는 전역장고 대책 마련해야

얼마전 동생이 군대에서 대위로 예편했다. 그러나 요즘 동생은 "앞날이 캄캄하다"고 한다. 동생은 군대에서 제공하는 직업교육을 받은 뒤 대기업 등 수십 곳에 원서를 냈지만 감감 무소식이다. 초등학생 딸과 유치원생 아들 등 가족의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지난 9월 한 중소기업에 계약직으로 취업했지만 경기불황 때문에 언제 자리를 내놓아야 할 지 모르는 상황이다.

그래도 동생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다른 수많은 선후배 동료 예비역 장교들이 직장을 잡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40대에 전역하는 영관급 장교들의 경우 일반 기업체 취업은 아예 꿈도 꾸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는 것이다. 재취업에 실패한 대다수 전역자들은 식당 등 개인 사업에 뛰어들지만 실패하는 경우가 태반이고 사회물정도 모른 채 사업에 손을 대다 사기를 당해 가정이 풍비박산이 난 경우도 허다하다는 것이다. 작년에 하사관과 장교로 예편한 직업군인 2천596명의 재취업률은 겨우 28%에 불과했다.

사실 예비역 영관급의 경우에는 나이로 봐서는 자녀 학비와 결혼 등으로 가장 많은 돈이 필요한 시기인데 이 때 실업자가 된다는 것은 심각한 사회문제다. 장교들은 엄청난 국가예산을 투입해 키운 인재들이다. 정부는 실적 위주의 형식적인 취업교육보다 미국과 타이완처럼 직업군인들이 재취업 걱정없이 복무에 충실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오우(대구시 달성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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