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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장인과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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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 결혼 후 처음으로 장인과 많은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장인과 나는 고량주까지 마셔대면서 소주의 역사로부터 이번 대선까지 넘나들며 담소를 나누었다.

칠순하고도 중반을 넘긴 장인어른은 해방부터 6·25에 이르는 한국 현대사를 청년의 가치관으로 기억하고 계신다.

장인이 해방 전후 정황을 생생히 말씀해 주실 때 '마치 인간의 삶처럼, 어떤 한 잣대로 재단할 수 없는 것이 역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결국 이번 대선 이야기가 나왔다.

대선 이야기가 나오면서 진보니 보수니, 세대교체니, 많은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던 것 같다.

그러나 지금 기억나는 것은 딱 두 가지다.

하나는 말 함부로 하고 개혁이라며 충격적인 공약을 많이 내놓는 후보를 신뢰하지 못하는 것을 '보수'라고 몰아붙일 수 있는가였다.

또하나는 대북식량지원에 대한 불만이셨다.

나는 장인어른의 말씀에 대해 이런저런 답변을 하면서 서로간의 차이가 참으로 크다는 생각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는 잠시 서먹해져 TV를 틀었다.

SOFA개정을 위한 촛불 시위모습이 방영되고 있었는데 장인어른은 촛불시위에 대한 다른 생각을 보이셨다.

곧바로 나의 반론이 이어졌으나 결국은 서로간의 생각의 차이만을 확인하는 꼴이 되고 말았다.

나는 장인이 보수고 내가 진보적인 입장이어서 서로의 이해를 위해서는 시간과 관용이 필요하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나는 장인의 생각을 그대로 인정하고 싶다.

또 장인의 생각은 살아오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이라 짧은 시간에 바꾸거나 설득하기 어렵다는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기도하다.

누가 그랬던가? 평행선은 서로 평행으로 달리면서 끊임없이 소통하기에 사실 가장 가까운 존재라고. 구정에는 장인과 따뜻한 정종이나 한잔 해야겠다.

박철웅 가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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