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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지 않는 '레드 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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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직에 종사하는 장모(53)씨는 최근 한 신용카드사에서 날아온 우편물을 보고 적잖게 놀랐다.

카드 이용 실적을 기준으로 등급별로 고객을 나눈 결과 자신이 레드(Red) 고객이 됐다는 내용때문이었다.

'신용불량'으로 찍힐 만한 이유가 없는 장씨는 우편물을 꼼꼼히 확인, 레드가 최우수 고객에 해당된다는 사실을 알고서야 마음을 놓았다.

장씨는 "얼마 전만 해도 상당수 금융기관이 신용불량자를 '적색 거래자'로 분류하지 않았느냐"며, 그런데도 이 카드사는 최우수 고객을 빨강(레드)으로 분류해 한순간 당황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오래된 관념을 거스르며 부정적인 이미지에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기피당하던 빨강이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월드컵대회 때 '붉은 악마'로 촉발된 빨강 선호현상이 최근엔 금융계·기업 등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 '빨강 선호 증후군'은 이제 시대 변화를 읽는 '문화코드'의 하나로 인식될 정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빨강의 이미지에는 금지·주의·경고 등 부정적인 것이 주류를 이뤘다.

그러나 ㅂ카드사 경우 최근 마케팅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거쳐 최우수 고객을 상징하는 색깔을 레드로 결정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골드·실버 등은 식상하다는 의견이 많은 반면 빨강의 이미지는 강렬하고 고급스럽다고 답한 직원이 가장 많았다"고 했으며 ㄷ화장품 관계자는 화장품 용기 색깔을 빨강으로 한 후 매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했다.

직장인 박모(25·여)씨는 "빨강 하면 정열·장미 등이 떠오르고 아름답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얼마 전에는 옷·액세서리 색깔을 빨강으로 통일하는 패션이 유행할 정도로 빨간 색깔을 좋아하는 젊은이들이 많다"고 했다.

동아백화점에 따르면 빨강 계통 의류에 대한 고객 선호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으며, 티셔츠 등 일상복을 중심으로 매출도 꾸준히 늘고 있다.

또 소형차에 국한됐던 빨간 색깔이 최근에는 준중형차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음식점, 패스프푸드점, 보석가게 등 빨간 색깔이 들어간 간판을 단 업소들도 늘었다.

대구 중구청 관계자는 "빨강은 눈에 잘 띄는데다 젊은층이 선호하는 색깔이라는 인식에서 빨간 색깔이 들어간 간판을 단 가게가 급증하는 추세"라며 "빨간 색깔이 사용된 간판이 전체의 30%나 될 정도"라고 했다.

이 때문에 전통적으로 빨간 표지를 쓰던 약국·병원 중 일부는 이목을 끌기 위해 오히려 다른 색깔의 간판을 달 정도라는 것.

기업들 중에서도 SK·기아자동차 등 빨간 색깔이 들어간 로고를 사용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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