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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략 아성'-'서울' 불바다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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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신문은 12일자 논평을 통해 "침략자들의 아성을 불바다로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은 잇단 핵동결 해제 조치에 이은 NPT(핵확산금지조약) 탈퇴 선언과 미사일 시험발사 재개 시사를 한 가운데 나와 주목된다.

노동신문은 이 논평에서 '침략자들의 아성'이 어딘지는 구체적으로 지목하지 않았지만,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인 미국의 본토는 물론 일본까지 겨냥한 발언으로 보일 수도 있다.

이에 앞서 한반도에서 북핵 위기가 한창 고조됐던 지난 94년 3월 19일 북한은 '서울 불바다' 발언을 한 적이 있다.

그같은 폭탄성 발언은 당시 핵 위기 해결을 위한 남북특사교환 문제를 협의하고자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가졌던 제8차 남북 실무접촉 자리에서 나왔다.

당시 박영수 북측 단장은 우리측 송영대 수석대표에게 "(남측이 국제사회의) 제재에 동참하겠다는 것은 엄중하게 말하면 전쟁선언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고 그 쪽이 전쟁을 강요한다면 피할 생각은 없다"고 말한 뒤 "여기서 서울은 멀지 않다.

전쟁이 일어나면 불바다가 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을 계기로 93년 10월부터 6개월간 계속된 남북 특사교환을 위한 실무접촉은 깨졌고, 남북 대화채널이 단절되는 극한 상황으로 치달았다.

이어 북한은 영변의 5MW 원자로의 핵연료봉을 일방적으로 교체한 데 이어, IAEA(국제원자력기구) 탈퇴를 선언하는 등 대응 수위를 계속 높여 나갔다.

급기야 94년 6월 15일부터 18일까지 지미 카터 전 미국대통령이 방북, 생전의 김일성 주석을 면담, 핵 위기를 중재했고 남북 정상회담 준비접촉이 이어졌으며 결국 같은 해 10월 14일 미-북간에 제네바 협정이 체결되는 길을 걸었다.

거의 10년만에 다시 불거져 악화일로로 가는 이번 북핵 위기 국면에서도 북한이 취하는 조치와 행동, 그리고 주장에서 유사한 측면이 많이 감지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이번에는 '서울 불바다' 발언을 하지 않고, '침략자들의 아성 불바다' 발언을 한 것을 보면, 지난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에 이은 남북공동선언 이행을 강조하며 '민족공조'를 역설하고 있는 것과 함께, 우리 정부가 93, 94년과는 달리 북핵을 용납하지 않으면서도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과 남북대화 지속을 일관되게 견지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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