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이맘때면 세계의 이목은 스위스의 조그만 스키 휴양도시인 '다보스'로 쏠린다.
각국의 대통령, 다국적기업 최고경영자와 정치적으로 선별된 인사들만이 참가하는 세계경제포럼(WEF) 연례회의가 열리기 때문이다.
올해는 우리나라에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초청됐지만 일정상 참가하지 못하고 대신 민주당 정동영 의원이 '특사'로 파견돼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정 의원을 '차세대 지도자'로 부각시키기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을 만큼 무게있는 세계회의다.
△현재 회장인 클라우스 슈바브가 WEF를 창설한 것은 지난 71년이다.
그러니까 올해는 33차 연례회의가 되는 셈이다.
그는 '기업인의 역할'을 중시하는 스위스 경제학자로 유럽의 경제적 장래를 논의하기 위해 유럽 실업인을 모아 다보스포럼을 시작했는데 이제는 세계 대표적 경제 모임으로 성장해버렸다.
우리나라는 95년에 재계에서 처음으로 공식 대표단을 파견했다.
지난해에는 9.11 테러 이후 뉴욕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하기 위해 본거지인 다보스를 처음으로 떠나 뉴욕에서 열리기도했다.
△다보스가 이처럼 세계 대표적 경제회의로 자리잡으면서 자연히 선진국의 이익을 대변하고 '세계화' 이념 확산에 앞장서자 개도국들로부터 소위 '반(反)세계화' 바람을 맞게된다.
지난해 미국 뉴욕에서 열린 WEF 총회에 맞서 5일 동안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레'에서는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수만명이 모여 세계사회포럼(WSF)을 개최했다.
당시 미국의 언어학자이자 사회운동가인 노엄 촘스키(Chomsky)도 여기에 참가, "WEF는 기업의 이익을 위해 세계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WSF는 일반 시민의 이익을 위해 세계화를 주창하고 있다"고 말한 것은 유명하다.
△물론 지금은 WEF가 북한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초청할 정도로 정치색을 띠고 있지만 경제적 의미로 보면 우리에게는 썩 달갑잖은 회의임에 틀림없다.
외환위기로 인해 IMF관리체제를 겪은 한국은 '다보스 바람'을 쌍수로 환영할 수는 없는 입장이다.
그렇다고 OECD 회원국으로서 이를 무시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어쨌든 정 의원이 "다보스에 가서 노 당선자의 국정 철학과 경제 정책이 글로벌 스탠더드에서 볼 때 일류라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하니 그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그러나 역(逆) 다보스 바람이 점차 거세지고 있음도 알아야한다.
윤주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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