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핵 불끄기 '신사' 잠시 뒤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16일 오전 중앙정부청사 별관 당선자 접견실에서 가와구치 요리코 일본 외상과 만났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전격적인 야스쿠니 신사참배로 불거진 한·일 양국간 외교 분쟁에도 불구, 일련의 북핵 사태를 논의키 위해서다.

전날 정부가 '분노와 실망'을 담은 강도높은 성명을 내놓고 김대중 대통령이 가와구치 외상과의 면담을 취소한 것과 확연히 대조되는 행보였다.

이와 관련, 이낙연 대변인은 15일 "이미 꽤 오래전 약속이 잡혔기 때문"이라며 "북핵문제가 커서 나눌 이야기가 있고 무엇보다 노 당선자는 지도자들이 만나 대화를 나누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라며 회동배경을 설명했다.

노 당선자는 이날 북핵 문제와 관련한 기조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북핵 문제를 평화적, 외교적으로 해결하고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며 "북한도 핵무기 개발을 포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선언에도 불구, 한·미·일 3국간 공조강화로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론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대화를 통해 북한 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대북 온건대응 방침을 시사함에 따라 한·일 양국이 북한과의 대화를 통한 외교적 교섭을 강화하기로 양측이 의견접근을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노 당선자는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에 재차 유감을 표명하며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 모색을 당부했다.

노 당선자는 지난 14일 이낙연 대변인을 통해 "일본 총리의 신사참배와 한국 등 인근 국가들의 비난이 연례행사로 되풀이 되지 않고 진정한 선린 우호관계가 구축되도록 하는 방안을 지도자들이 진지하게 논의하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가와구치 외상은 북핵문제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될 경우 미·영·중·러·불 등 5개 상임이사국의 북핵 논의 과정에 한·일 양국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5+2 협의체' 구축을 설명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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