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지역의 대표적인 소장학자 모임인 대구사회연구소가 차기 정권의 싱크탱크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92년 출범한 대사연은 지난달 발족한 대통령직 인수위에 3명의 멤버가 핵심 인사로 참여하고 있는 것을 비롯 차기 정권이 주요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는 지방분권을 실질적으로 주도해 오고 있다.
인수위 참여 인사는 92년 대사연 출범 초기 주도적인 역할을 맡아왔던 이정우 교수(경북대 경제학과)와 이종오 교수(계명대 사회학과) 및 귄기홍 교수(영남대 경제학과). 이정우 교수는 경제 1분과위 간사를 맡고 있으며 이종오 교수는 국민참여센터본부장을, 대사연 전 소장을 역임했던 권 교수는 문화·사회분과위 간사로 각각 활동하고 있다.
대사연이 정·관계의 주목을 받는 것은 20여명에 불과한 인수위 핵심 멤버에 지역 소재 연구소 출신 멤버 3명이 나란히 포진한 전례가 드물뿐 아니라 이들이 지역정서상 민주당과는 거리감이 있는 대구 출신이라는 점이다.
특히 노무현 차기 대통령이 최고 핵심 과제로 내걸고 있는 '지방분권'의 실질적인 정책 내용 대부분을 대사연 산하 지방분권운동본부(대표 김형기 경북대 교수)에서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00년 10월부터 전국 최초로 '지방분권'을 정책 과제로 내걸고 활발한 활동을 펴왔던 지방분권운동본부는 지난 16대 대선에서 각 후보들과 당선 후 분권 추진을 약속하는 협약식을 가진데 이어 지방분권 전국조직을 창립시키는 저력을 발휘했다.
즉 차기 정권 초반을 이끌 핵심 인사뿐 아니라 주요 정책까지 대사연에서 상당 부분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대사연이 정권 교체기에 이처럼 급부상한 이유는 인수위 멤버들이 노 당선자의 정책참모로 활동해 왔다는 개인적인 면도 작용을 하지만 10여년 동안 펴왔던 꾸준한 정책 연구 및 대안 제시 활동이 본격적인 빛을 보기 시작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실제 순수한 학술단체로 출발한 대사연은 90년대 중반부터 '민주적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연구 그룹'으로의 변모를 주창하며 적극적인 대외 활동을 펴왔다.
김형기 대사연 소장은 "대사연이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한국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대표하는 수도권 집중 문제를 타파할 지방분권 특화 연구소로 발전해온 영향이 크다"며 "특정 파워 집단이 아니라 민간연구소가 정책 그룹으로 참여한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현 정권하에서도 대사연 출신인 강대인 교수(계명대)는 방송위원회 위원장을, 정기영 교수(계명대)는 한국회계연구원장을 맡아 활동을 펴오고 있다.
또 지역 사회내에서도 사회운동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맡고 있다.
대구참여연대대표인 김인남 교수와 환경운동연합 대구 대표인 이호철 교수를 비롯 전 대구·경북 인도주의의사협의회 대표를 맡았던 김병준씨와 우리복지시민모임의 김규원 교수 등이 대사연 출신들이다.
또 홍덕률(대구대)·김태일(영남대) 교수는 신문과 방송을 통해 꾸준한 활동을 펴고 있다.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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