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청년 백수와 캥거루족

요즘 젊은이들을 일각에선 '온실속의 화초'와 같다며 걱정하고 있다.

부모의 과잉보호속에서 자라 스스로 자기의 인생을 개척해 나가기 보다 부모가 이끄는 대로 따른다.

공부도 남이 가르쳐 주지 않으면 하지 못한다.

창의력과 독립심은 과잉보호란 그늘에서 시들어간다.

그러니 대학 졸업한들 온전할 리 있나. 직장을 얻어도 1년도 못돼 그만 두거나 딴곳으로 옮기기 예사다.

아예 죽치고 부모돈이나 축내며 지내는 젊은이도 많다.

모두 다 그렇다는 것은 물론 아니다.

대다수 젊은이들은 건전한 사회생활을 영위하지만 이같은 캥거루족들이 갈수록 늘고 있음은 부인하지 못한다.

▲캥거루족이란 말을 쓴 것은 1998년 프랑스 시사주간지 렉스프레스가 당시 프랑스 청년실업자의 80%가 생계를 부모에게 신세진다고 보도하면서 이들을 캥거루 족이라고 부른 것이 처음이다.

렉스프레스는 캥거루족을 비판하면서 "성인이 되고도 부모에게 의존하는 현상은 스스로 성장을 포기하는 모라토리엄과 같다"고 혹평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캥거루 족이 증가하면 사회 전체적으로 근로 의욕이 떨어지고 여행과 유흥 등 소비성향이 조장된다고 말한다.

90년대 서울 강남일대에 설쳤던 오렌지족, 야타족, 연어족 등 온갖 '족의 무리'들도 넓게 보면 캥거루족과 무관하지 않다.

▲요즘은 웬만하면 자식을 하나 아니면 둘 낳아 귀하게 키운다.

하나같이 자식 기죽이지 않기위해 하고싶은대로 방임한다.

공공 장소에서 마구 떠들고 울고 불고 해도 꾸짓는 부모는 찾아보기 힘든다.

그러니 이들이 커서 사회적 예의나 질서를 지킬 리 없다.

돈이 아까운 줄 알리 없다.

낭비가 몸에 배다보니 카드를 마구 긋기 일쑤고 신용불량자가 되어도 부모가 해결해 주겠지 한다.

한마디로 아예 경제교육은 없었다고 봐야한다.

부모들의 경제교육부재가 자식을 망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중 캥거루족 무늬를 띤 사람은 무려 100만명에 이른다는 글을 본적있다.

통계청이 지난해 12월현재 전체 실업자가 66만4천명이란 발표에도 불구, 일부에선 15-29세 사이 젊은이들중 직업이 없이 노는 잠재 실업 인력은 133만명 이란 연구보고서도 있다.

한마디로 백수 천지다.

이들 중에는 직장을 구하려고 해도 경기침체로 직장을 구하지 못한 젊은이도 많지만 상당수는 일자리를 포기하고 부모에게 의존하는 캥거루족이란 것이다.

놀면서도 3D업종이나 중소 지방기업 취업은 꺼려 중소기업은 인력난까지 겪고 있지 않은가. 올해는 일자리가 더 줄어 특히 20대의 실업률이 치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자의든 타의든 젊은 백수나 캥거루족은 더 늘어날 것 같은데 이를 어찌할까. 도기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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