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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결식 아동 방치는 '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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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교육청의 겨울방학 중 점심 급식 대상이 종전의 10분의 1 이하로 줄어들어 결식 아동들이 최악의 한겨울을 보내게 됐다는 보도는 우리를 우울하고 부끄럽게 만든다.

저소득 가정 어린이.청소년들이 방학 때마다 굶주림과 추위로 고통받으며 어느 때보다도 견디기 힘든 '마(魔)의 계절'을 보내고 있지만, 그 사정이 나아지기는커녕 되레 나빠지고 있는 형편이니 답답하기 그지없다.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방학 중 급식 아동은 한때 1만1천여명에 이르렀으나 올 겨울방학에는 778명에 지나지 않는다.

경북의 경우 4천859명이나 학기 중 급식 학생의 4분의 1 수준으로, 복지부 규정대로라면 869명밖에 급식할 수 없어 4천명 가까이 교육청 자체 예산으로 지원하는 형편이다.

이 같은 사정으로 대구시내의 복지관들도 국비.시비에서 한끼당 2천원씩 지원받아 도시락 지원을 하고 있지만 혜택이 돌아가는 경우는 어린이.청소년.노인을 통틀어 514명에 불과하다.

불황.이혼 등으로 결손 가정이 늘어나면서 끼니를 제대로 때우지 못하는 어린이.청소년들이 늘어나고 있는 현실에 비춰보면 참담하기 이를 데 없다.

급식은 결식 학생을 없애 국민 보건에 기여하고 학생들에게 균형잡힌 식습관을 심어주는 교육의 연장 과정이기도 하다.

나라의 장래가 어린이들에게 달려 있다고 강조하면서 이토록 결식 아동을 방치하는 것은 죄악이나 다름 없다.

더 큰 사회 문제의 예방 차원에서, 같은 시대를 사는 어른들의 의무로, 이웃과 나누는 기쁨을 위해서도 우리는 가진 것을 고통받는 이웃과 나누는 자세와 아량이 절실히 요구된다.

어린 시절의 굶주림과 소외감은 사회에 대한 반감을 키우게 마련이다.

결식 아동 문제를 방치하고서는 우리 사회의 밝은 미래를 기약하기 어렵다는 사실도 깊이 인식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문제의 해결은 평소 교육 현장과 연계된 상설기구를 만들어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근본적이고도 종합적인 대책을 세워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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