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와 함께하는 오후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그는 머리로는「아니」라고 말하지만

가슴으로「그렇다」고 말한다

그가 사랑하는 모든 것에는「그렇다」고 말하고

선생에게는「아니」라고 말한다

호명을 받고 그가 일어서니

모든 질문이 한꺼번에 쏟아진다

갑자기 그는 미친 듯이 웃는다

그리고 흑판에 쓰여진 모든 것을 지운다

숫자와 낱말을 날짜와 이름을

문장들과 함정들을

그리고 선생의 위협을 무릅쓰고

우등생들의 조소에도 불구하고

불행의 검은 흑판 위에

온갖 색깔의 분필로

행복의 커다란 얼굴을 그린다

-자크 프레베르,「열등생」

전교조란 말이 생기기 훨씬 오래 전 프레베르는 인간성을 화석화시키는 교육 현실을 담담한 필치로 그려 보이고 있다.

그것도 가슴을 지닌 유머로 말하고 있다.

인간의 가치를 줄서기로 재단하는 사회에서는 머리는 있지만 가슴이 없는 것이다.

가슴이 없는 우등은 오만을 낳고 오만은 이웃들에게 깊은 상처만 안겨줄 뿐이다.

권기호〈시인〉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공소취소 거래설'에 대해 가짜뉴스라며 방미심위의 조사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청와대가 직접 대응할 계획은 없다고 밝...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에서 노조 간부들이 회사의 출입 관리 절차에 반발해 사무실을 점거하고 기물을 파손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0일 현대차는 공...
충남 아산에서 한 50대 승객이 택시 기사에게 70차례 폭행을 가해 중상을 입히고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 송치되었다. 사건은 지난 5일 아산시...
이란과 미국, 이스라엘 간의 전쟁이 14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의 군사·안보 책임자인 알리 라리자니가 미국의 공격에 대해 중대한 오판이라..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