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낙하산'띄우면 또 실패한다

우스갯말로 요즘 공군에는 낙하산이 없다고 한다.

정치권에서 싹 걷어가버렸다는 거다.

인사(人事)를 망사(亡事)로 만든 이 '낙하산'이 또 시끄럽다.

민주당 정대철 최고위원이 "공기업.정부 산하기관 자리중 당에서 갈 수 있는 자리가 250 내지 300개쯤 된다"면서 당 인사위를 통해 추천받기로 했다고 밝힌데서 빚어진 파문이다.

이낙연 대변인이 "개혁성.능력 검증을 통과한 소수인사만 해당된다"고 불끄기에 나섰으나 명색이 개혁세력의 '리더'라는 분이 하신 말씀이기에 후유증이 쉬 가라앉을 것 같지 않다.

당선자는 경영마인드와 전문성.개혁성의 세가지를 공기업 인사원칙으로 제시, '개혁성이 필요한 자리'엔 당인사를 쓰겠다고 했다.

우리는 공기업 임원의 자격이 내부출신이냐 외부출신이냐 보다 능력과 도덕성이 더 중요하다는 데에 이의를 달 생각이 없다.

또 집권세력이 소위 공신(功臣)들에게 최소한의 보상쯤은 할수도 있음을 이해한다.

그러나 지금, 민주당내에서 차떼고 포떼고나면 당내에 개혁성있는 인물이 얼마나 되길래 수백명을 선발하겠다는 것인지 납득할 수가 없다.

사람이 없어 인터넷으로까지 장관을 찾는 판 아닌가?

파문이 일자 민주당은 공개추천.검증절차를 거치겠다고 해명하고 있으나 심사주체가 당내 인사위원회라니 팔이 안으로 굽지 절대 밖으로 굽지는 않을 터이다.

검증의 투명성을 믿어줄 사람은 별로 없다는 얘기다.

결국 낙하산인사의 폐해를 최소화하겠다는 당선자의 생각을 아전인수격으로 해석, 향후 당 쇄신 과정에서 밀려나는 당직자들의 물꼬트기 양수겸장(兩手兼將)이란 곱지 않은 눈길까지 받게돼 버렸으니 안타깝다.

우리는 숱한 적자투성이의 공기업들을 보면서 국민들의 호주머니를 걱정한다.

공기업도 장사라면 이문을 남겨서 국민들에게 되돌려줘야 한다.

그러자면 어떤 사람들이 앉아있어야 할까는 자명하다.

논공행상은 부디 최소한에 그치게하라. 노무현 후보의 당선을 도운 이름모를 사람들이 이젠 사심없이 물러서 있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싶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