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메트로팔레스 입주기

2년 6개월여 전 수성구 만촌동 옛 의무사 터에 우방에서 아파트를 분양한다는 소 식을 들었을 때 몹시 설레었다. 10여년을 동구에서 살면서 그 환경에 익숙해져 있 는 나에게 이 아파트는 우리 가족에게 꼭 필요한 맞춤 아파트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리적 만족감과 3천240가구에 이르는 대단지, 편리한 쇼핑시설을 갖춘 첨단아파 트라는 기대감이 우리 가족을 들뜨고 즐겁게 했다. 분양에서 입주까지는 참 오래 기다렸다.

드디어 지난 연말 시행사인 KB부동산신탁으로부터 입주일 통고를 받았다. 꿈에 그 리던 우리 아파트, 제대로 지어졌을까, 하자는 없을까. 가족들과 사전 점검을 하 기로 했다. 오래 기다린 탓일까. 마무리 공사와 이사하는 집들로 어수선한 현장이 우리에게 더 큰 기대로 다가왔다.

역시 주부인지라 4개 단지 중심부에 배치된 다양한 생활편익시설부터 눈에 띄었다 . 대형 할인점이 단지내 위치, 신선한 식품을 쉽게 구입할 수 있어 참 편리할 것 같았다. 오는 3월 개교할 중앙초교는 물론 인근한 효목도서관과 화랑공원은 나를 포함한 입주민을 위한 문화교육시설로 여겨질 정도였다. 주부들의 일상인 장보기, 자녀들 학교.학원보내기, 병원.금융기관 이용 등이 너무나 편리할 것으로 생각됐 다.

아파트 단지내의 첫 풍경은 마치 공원을 연상시켰다. 아파트 단지의 지상은 차도 와 인도를 제외하고는 전부 공원처럼 꾸며져 있었다. 겨울철 나목들이 황량한 느 낌을 줬지만 봄이 되면 새잎이 돋고 꽃을 피우면서 아름다운 지상정원으로 바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개구쟁이 막내 아들이 차 없는 마당에서 마음껏 뛰노는 즐 거운 상상을 하며 주차장으로 접어들었다.

지상주차공간을 대신한 지하주차장은 넓고 환했다. 안전문제가 걱정되었으나 곳곳 에 무인감시카메라가 있고 로비에서 통제를 하니 안심이 되었다. 지하주차장을 통 하여 올라간 로비 라운지는 호텔과 아파트가 만나는 공간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만큼 깨끗하고 세련됐다. 프론트 뒷공간에는 헬스장, 골프연습실, 세탁.청소 접수 실, 우편실 등이 들어오게 돼 기존 계단통로별 입구가 있는 아파트에 익숙한 나에 게 마치 "호텔에 온게 아닐까"라는 느낌이 들었다. '호텔식 아파트'라는 광고를 피부로 느끼는 순간이었다고나 할까.

'관리비가 많이 나오면 어떻게 해'라는 걱정을 하며 우리 가족의 생활공간인 세대 안으로 들어갔다. 모델하우스에서 봤던 다양한 수납공간이 그대로 설치돼있었다. 따라서 별도의 수납장을 준비할 필요가 없었고 세분화된 조명 시스템은 필요한 곳 에만 부분 조명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또한 에어컨 배관을 바닥에 매입하고 오디오 배선을 벽체에 내장해 어지러운 배선이 보이지 않아 깔끔했다.

특히 셋톱박스로 연결되는 거실 TV를 통한 인터넷 및 주민간 커뮤니케이션 네트워 크는 참으로 신기했다. 컴퓨터 때문에 남편과 아이들이 다툴 걱정거리도 줄어 들 었고, 주방내 식기세척기, 가스오븐레인지를 빌트인으로 설치해 주방의 공간활용 이 보조발코니공간과 더불어 잘 정리될 것 같았다. 집안 색채는 차분하고 조화롭 게 구성되었다. 고급자재를 사용한 내장재의 마감상태가 조금 더 정교했으면 옥의 티 마저 없는 완벽한 아파트가 됐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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