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덕 오십천 되살아났다

영덕의 젖줄 오십천이 되살아났다.

생활하수와 오.폐수로 뒤범벅되다시피 했던 강은 1급수 수질을 자랑할 정도로 복원돼 맑은 물이 하루종일 흐르고 있다.

오십천 하구인 강구항 일대에는 철새들이 다시 돌아와 겨울을 나고 있고, 민물뱀장어와 메기 등 민물고기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오십천이 생태환경 학습공간으로까지 각광받기 시작한데에는 영덕하수종말처리장 가동이 결정적 계기를 제공했다.

영덕군이래 단일 사업장으로는 최대규모인 382억원을 투입, 2001년 9월 준공한 영덕하수종말처리장은 현재 영덕읍 시가지와 강구면 일대에서 배출되는 하루 1만여t의 생활하수와 오수, 공장폐수 등을 기준치 이하로 정화해서 내보내고 있다.

종전 경우 이 폐수들은 모두 오십천으로 무단방류 돼 영덕 삶의 역사이기도 한 강을 4급수 이하로 전락시키는 등 죽음의 공간으로 만들었다.

영덕군에 따르면 하수종말처리장 가동후 3급수였던 영덕대교 일대는 1급수로 탈바꿈한 것으로 조사됐고, 5∼6급수로 하루종일 쾌쾌한 냄새가 진동했던 강구항 일대는 2∼3급수로 수질이 좋아졌다.

영덕군 환경보호과 김상문씨는 "현재 영덕과 강구 지역 일대 하수는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을 영덕하수종말처리장으로 유입, 처리하고 있다"면서 "사업비를 추가 확보, 향후 100% 정화처리한다는 것이 군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또 "2000년 여름 오십천 일대 민물고기 수만마리가 폐사하는 등 연중 행사처럼 발생했던 환경오염 사고도 하수종말처리장 가동후에는 모두 사라졌다"면서 오십천의 생태환경이 놀랍도록 빠르게 복원됐다고 강조했다.

영덕에서 향토음식점을 경영하고 있는 화림산가든 업주 박재훈(44)씨는 "오십천에 민물털게가 다시 서식하는 등 사라지다시피 했던 어종이 눈에 띄기 시작한 것은 큰 변화"라면서 "현재 상태로 볼때 2-3년만 지나면 오십천이 민물고기의 보고가 될 것"이라고 했다.

영덕군은 이같은 현상에 만족하지 않고 오십천을 산업화 이전의 강으로 확실히 복원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른 것이 '오십천 자연형 정화사업'. 지난해부터 2005년까지 4년동안 영덕읍 천전보~강구항간 오십천 9.6km에 걸쳐 실시되는 이 사업에는 올해 24억원 등 총 150억원이 투입된다.

강 중간에 인공습지를 만드는가하면 강물이 개울을 타고 흐를수 있도록 하는 접촉산화수로와 침수반틀 조성, 수질정화식물 식재 등 친환경적 자연정화시스템을 갖춘다.

군은 "옛날 임금 진상품으로 전국적으로 유명했었으나 무단방류된 폐수 등으로 인해 강이 오염돼 멸종위기에까지 직면했던 회귀어종 은어가 오십천 상류로 올라갈 날도 머잖았다"면서 죽음의 강이었던 오십천을 자연생태 테마학습장으로 변모시켜 영덕의 또다른 관광볼거리로 만든다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했다.

이낙천(66) 강구오십천보전회장은 "뒤늦게나마 막대한 예산을 들여 오십천을 되살린 당국의 환경행정이 신선하고 고무적"이라고 말하고 "주민들도 오십천을 함께 보전하고 가꾸도록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23일 강구항에 지역특산품 '영덕대게'를 사먹으로 온 관광객 김송학(48.포항시 용흥동)씨는 "그동안에는 강구항에 들어서면 오폐수 냄새로 머리가 아플 정도였으나 이제는 맑고 투명한 강물이 흘러 너무나 느낌이 좋았다"고 말했다.

영덕.최윤채기자 cy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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