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원 대통령특사의 이번 평양방문은 당초 국내.외의 기대와는 달리 그다지 의미있는 성과를 얻어내지 못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계획이 무산되는 등 북핵문제 해결과 관련, 북측의 입장변화가 가시화되지 않음으로써 이 문제가 남북한간의 협의채널을 떠나 국제사회의 현안으로 본격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며 이에 따라 유엔안보리에 회부되는 수순으로 치달을 공산도 커지고 있다.
물론 임 특사가 방북 기간중 김용순 노동당중앙위 비서 등 북측 실세와 만나 핵문제와 관련된 서로의 입장을 충분히 개진할 수 있었다는 점은 그나마 성과로 꼽을 수 있다.
또한 경의선 연결을 내달중 완료하고 금강산 육로관광도 내달초쯤 가시화시키겠다는 합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임 특사는 이번 방북을 통해 김대중 대통령의 친서전달 등을 통해 핵포기 선언과 핵동결해제 원상회복,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선언 철회 등을 거듭 촉구했지만 북측은 "핵무기를 개발할 의사가 없다"는 등 기존의 입장만 되풀이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김 위원장과의 면담이 이뤄지지않은 데 대해 북측은 지방 현지지도 일정이 겹쳤기때문이란 점을 내세우고 있으나 특사방문을 이미 수용해놓고 이같은 이유를 내세운다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
때문에 외교적 결례까지 감수할 수밖에 없었던 북측의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으며 무엇보다 김 위원장으로선 우리 측 요구에 대해 기존의 입장에서 진일보한 답변을 내놓기가 현실적으로 쉽지않은 처지였던 만큼 면담을 회피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임 특사는 방북직전 기자회견을 통해 "북측 지도자에게 김 대통령의 뜻을 전달하고 의견을 들어오는 게 임무"라고 스스로 밝혔으나 이에 실패한 셈이 됐고 핵문제는 차기 정부의 과제로 떠넘겨지게 됐다.
이처럼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하자 그동안 북핵문제의 유엔안보리 상정을 주도해왔던 미국의 경우 안보리 회부를 위해 국제원자력기구(IAEA)특별이사회를 조속히 열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핵문제 해결과 관련, 당사자격인 남북한의 입지는 크게 위축되고 있는 반면 강대국에 의한 다자간 해결방안이 세를 얻고 있는 형국이다.
이 과정에서 특히 북한과 미국간의 긴장도가 한층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번 방북을 통해 북측이 남북 교류사업에 대해선 진전된 모습을 보였다.
금강산 육로관광과 경의선 연결을 내달중 가시화시키기로 함으로써 경협사업에 탄력이 붙고 있다.
이들 현안은 최근의 장관급 회담때만 해도 양측이 팽팽히 맞섰던 것이다.
서봉대기자 jiny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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