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 이라크 공격절차 돌입

유엔 무기사찰단의 안보리 보고와 29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국정연설을 계기로 미국이 이라크 공격의 수순밟기에 들어갔다.

◇최종단계 경고=애리 프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28일 "이라크와의 대결국면이 최종단계에 진입했다"고 밝혀 이라크 공격에 대한 최종결정이 다가오고 있음을 시사했다.

프라이셔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이 유엔과 유엔 안보리와의 협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각종 회의나 전화통화를 통해 설득작업을 강화할 것이라면서 마지막 단계의 노력은 분명 외교적 움직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라크의 자발적 무장해제 가능성이 극히 희박한 상태인 데다 미국의 마지막 외교적 노력이라는 것도 길어야 수주 정도에 불과할 것으로 보여 실질적인 평화적 해결노력이기보다는 공격을 위한 수순밟기가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부시 대통령 역시 무기사찰을 통해 이라크의 대량파괴무기 보유를 저지할 수 있다는 독일과 프랑스의 주장을 일축, 전날 국정연설에서 밝힌 전쟁불사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부시 대통령은 30일과 31일 이탈리아, 영국 총리를 잇달아 만날 예정이며 이 자리에서 이라크에 대한 최종시한 설정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발여론 확산=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대(對)이라크 공격 움직임에 제동을 걸어온 미국 민주당의 원로 상원의원 2명은 29일 대통령이 전쟁을 시작하려면 유엔과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상정했다.

로버트 버드 의원은 유엔 안보리의 승인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에드워드 케네디 의원은 의회의 승인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각각 제출했다.

이들은 부시 대통령이 아직 이라크 전쟁의 필요성을 국민에게 납득시키지 못했으며 이라크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모든 가능성이 소진된 것은 아니라는 주장을 펼쳤다.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국정연설 하루만인 29일 사찰 연장을 촉구하면서 이라크 문제와 관련해 부시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하는 등 뚜렷한 이견을 보였다.

엘바라데이 총장은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담에 참석하기 직전 가진 회견에서 이라크 사찰문제에 언급, 유엔 무기사찰단에 시간을 더 주어야 할 것이라고 촉구하면서 국제사회가 갈수록 "참을성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사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외신종합=박운석기자 stoneax@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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