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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이범호선생 손자 기동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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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펼치셨던 독립운동 공적자료를 수집키 위해 9년여동안 전국을 누벼왔으나 모두 허사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기동(52·경북 상주시 함창읍 오동1리)씨는 지난 94년 5월 24일 상주보훈지청으로부터 "조부(祖父) 이범호(李範鎬)선생이 독립운동을 한 사실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니 독립유공자 포상심사에 필요한 서류(평생이력서)를 제출해 달라"는 한통의 공문을 받았다.

이 공문서에는 정부가 독립운동자를 주도적으로 발굴, 대대적인 포상을 추진하고 있다는 내용도 담고 있어 이씨는 들뜬 마음을 가눌 수 없을 만큼 기대감에 부풀었던 것.

그러나 보훈지청에서 요구하는 증빙자료 수집은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어려움이 따랐다.

이씨는 9년여동안 자료수집을 위해 경북대, 안동대 도서관을 비롯 부산의 정부문서기록보존소, 보훈청, 국회도서관, 국내 신문사를 비롯, 경기도 거주 독립운동 자료수집가, 독립운동을 함께 했다는 유공자 등을 찾아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그러나 이같이 갖은 애를 먹어가며 얻어낸 자료를 근거로 매년 보훈지청에 공적심사를 의뢰했으나 그때마다 △구체적인 활동에 관한 입증자료 미비 △활동사실에 대한 증거 미비 △중국·러시아 망명 이후의 행적미상 등의 이유를 내세워 포상대상에서 제외됐다는 통지문만을 받아야 하는 아픔을 겪었다.

독립운동가 이범호 선생(1890~1934)에 대한 활약상은 현지 주민들의 사실증언, 독립운동사 제10권, 대한독립항일투쟁 총사, 일제조선총독부 요시찰 인명록 등에도 기록돼 있다.

특히 1918년에는 일부 회원이 왜경에 체포돼 광복단의 비밀이 탄로나면서 조선총독부로부터 1급 요시찰 인물로 지목되자 1920년경에 중국·러시아로 망명, 1934년 러시아에서 사망했다는 것이다.

할아버지가 독립운동을 하다 쫓기는 통에 일가들은 300년 동안 살던 고향을 등지고 뿔뿔이 흩어졌고 이씨의 아버지(이해준·1950년 사망)는 할아버지를 찾아 일본과 만주 등지를 헤매다 해방과 함께 귀국했으나 고향은 폐허가 돼 있었다.

손자 이씨는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채 강원도 탄광 등 객지로 전전하다 지난 1995년 고향에 돌아와 할아버지 행적을 찾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

상주·박종국기자 jk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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