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펼치자 바로 본문이 불쑥 나온다면?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설명이나 소개말을 생략하고 곧바로 본문으로 연결시키는 등 책 형식파괴가 최근들어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오히려 책 말미에 독자를 등장시켜 작가의 작품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게끔 작가와의 만남을 갖고 그 내용을 싣고 있어 책을 거꾸로 읽어야될까 아니면 옛날처럼 읽어야 좋을까 망설이게까지 한다.
출판사 책세상이 최근들어 잇따라 내놓은 작가 시리즈 작품들이 그 좋은 예. 책세상에서 내놓은 대구출신의 소설가 엄창석씨 작품 '유혹의 형식'을 펼치면 아무런 설명없이 곧바로 본문이 이어진다.
그리고 책 말미에 '유혹앞에 서 있는 인간'이란 주제로 독자 곽홍란 시인과 격의없는 대화를 나누며 작품세계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고 있다.
곽홍란씨는 작가에게 "어떤 독자를 위해 글을 쓰는가"라는 질문을 던지자 작가는 "작가 입장보다는 독자들이 어떤 작품을 희망 하느냐 하는 쪽으로 바꿔 생각한다"며 작가의 생각을 들려준다.
소설분량이 168쪽이지만 독자와의 대화내용은 무려 28쪽에 이를 만큼 작가의 작품세계를 요모조모 뜯어보고 있다.
작가는 자신의 문학관과 집필방식은 물론 작품기획 의도 등을 자세히 밝혀 자신의 문학세계를 솔직하게 고백한다.
독자와의 만남은 다음 작품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는 것으로 끝을 맺고 있다.
엄창석씨는 다음 작품과 관련, "작품을 쓰는 것은 여행을 하는 것과 같다"면서 '한번도 가보지 못한 행선지인 역사물' 쪽으로 후속작품을 구상하고 있음을 내비치고 있다.
역시 책세상에서 최근 출간한 박병로의 소설집 '님이 오시는가'도 책 뒤쪽에 '세상의 모든 사십대들에게'란 주제로 독자와의 대화자리를 마련, 이 작품에 대한 분석과 해설을 곁들이고 있다.
이같은 출판의 새 양상은 기존의 전문가들이 내려 주던 의례적 비평보다는 오히려 독자들에게 유익할 것이란 판단 때문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외에 낡은 관습의 틀을 벗어나려는 출판사의 새로운 시도로 출판계는 평가하고 있다.
작가 엄창석씨는 "기존의 방식과 달리 일부 평론가들과의 유착시비를 없애고 기존틀에 대한 반기로써 문학작품 자체에 보다 진지하게 접근하려는 새로운 시도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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