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운동이 시작된 지 어언 30년의 세월이 훌쩍 지났다.
30년이면 강산이 세 번 바뀐 기간이다.
70년, 잘살아 보자는 정신 하나로 출발한 새마을운동은 시대의 변화에 맞춰 달라졌다.
마을 길을 넓히고 초가지붕을 개량하고 흙 담장을 교체하던 초창기 새마을 운동은 이제 봉사활동에 무게를 두고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만들기에 힘을 쏟고 있다.
새마을운동 중앙회 소속 6개의 회원 단체 중 여성 회원만으로 구성된 새마을 부녀회는 특히 이같은 봉사활동의 중심에 있다.
지난 2월6일 '2002년 부녀 새마을운동 대구시 종합평가'에서 8개 구·군 가운데 최우수상을 받은 대구 남구 새마을 부녀회는 그동안 묵묵히 지역 가꾸기 운동과 봉사활동을 펼쳐 왔다.
특히 지난해엔 월드컵 대회 성공을 위해 깨끗한 거리 만들기에 나서 도로변에 팬지 등 1만여본의 꽃을 계절별로 교체하는 등 꽃거리 사업을 추진, 최우수상을 받는 밑거름이 됐다.
대구 남구 새마을 부녀회가 창립된 것은 지난 80년 12월.
23년이 지난 지금 남구 부녀회는 대명1동 동사무소 옆 재활용센터에 사무실(652-1350)을 두고 13개 동과 319개 통별로 320여명의 회원들이 바쁜 시간과 비용을 쪼개 부녀회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전체 회원 가운데 40, 50대가 50,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은 모두 15년 이상 새마을 운동을 해온 베테랑들이다.
회원들 대부분은 주변의 권유나 자기 스스로 작은 힘이나마 남을 위해 도와보자는 마음에서 참여했다.
연령층도 3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다.
김순섭(37) 사무국장은 "30대 주부들 가운데 보람있는 일을 해보자는 생각에서 회원 가입 문의를 해오는 등 새마을 부녀회 활동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전했다.
회장 출연금과 회원 1인당 내는 연회비 1만원, 재활용센터와 토요장터 식당운영 등에서 나오는 수익금 일부가 전부인 빠듯한 살림살이 속에서도 남구부녀회는 환경보전과 사회안전망 운동, 농촌일손돕기, 농산물팔아주기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지난해에는 고산골 등산로 등 행락지와 소공원 놀이터, 소하천 등을 180여회나 찾아 주변을 깨끗하게 정리했다.
독거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 등 우리주변에 어려운 이웃에게 따뜻한 온정의 손길을 베푸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관내 홀몸노인에게 동절기를 앞두고 겨울내의를 전달하고 무의탁 재가 노인 50명에겐 호미곶으로 효도관광을 주선하는가 하면 지난해 11월말엔 이틀간 2천포기의 김치를 담가 가정형편이 어려운 250가구에 겨울반찬으로 전달하는 온정을 베풀었다.
안정순(55) 회장은 "김치를 전달받는 노인들이 고맙다고 손을 잡아줄 때 추위속에 애쓴 수고는 눈녹듯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남구부녀회가 운영하는 재활용센터에는 매일 2~5명의 회원들이 나와 의류, 교복 등을 교환해주고 있으며 폐식용유를 수거해 재생비누를 직접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부녀회는 회원들의 이같은 봉사활동에도 불구, 아직 새마을이란 이름이 풍기는 관변단체적 이미지 때문인지 일반인들로부터 일하는 만큼의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는게 가장 아쉽다는 반응이다.
김 국장은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각종 단체들이 사회적 이슈를 만들어 내는데는 열심이지만 꽃을 심고 쓰레기를 치우는 것처럼 정작 직접 손에 흙을 묻혀가며 봉사하는 단체는 많지 않다"며 새마을 단체의 역할을 기억해주길 당부했다.
안회장도 경험을 들어 섭섭함을 토로했다.
한번은 출근시간 거리에서 교통봉사활동을 벌이던 중 지나가던 행인이 "집에서 자기 일이나 하지 무엇하러 나왔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내뱉는 것을 들었을 때 당장 모든 것을 그만두고 싶은 심정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남구부녀회가 최우수 활동상을 받게 된 배경에는 주택밀집 지역의 특성에서 오는 회원상호간 화합과 친밀감이 남달랐기 때문. 강한 결속력이 이들의 자랑이었다.
올해를 회원 배가운동의 해로 정한 남구부녀회는 자원봉사 활동을 통해 삶의 새로운 보람을 찾으려는 주부들을 대상으로 회원모집에 적극 나서고 있다.
김 국장은 남구청에서도 자치행정과를 신설한데 이어 이신학 청장도 회원모집 운동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소개했다.
남구 부녀회는 올해는 8월 중순부터 열리는 대구U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지원하고 대덕산 가꾸기, 불우이웃을 지원하는 네트워크인 사회 안전망 구축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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