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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하철 참사-사체·유류품 포대 쓸어넣고 "청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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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확인의 결정적 단서인 사체 일부분과 유류품 등이 안심 차량기지에 방치돼 있던 잔재물 더미(본지 24일자 보도)에서 무더기 발견됨에 따라, 수사 지휘 및 중앙로역 참사 현장 보존 책임을 진 검찰과 경찰, 현장을 훼손한 대구시와 지하철공사 등의 법적 책임 시비가 뜨거워지고 있다.

대구지검 고위 간부는 25일 "사고 발생 당일 대구시가 사고 전동차를 옮겨야 한다는 의사를 표명했으나 현장지휘 검사는 감식팀 도착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며 반대했다"고 말했다.

또 "그 후 도착한 감식팀이 현장이 좁고 어두워 감식이 힘들다며 전동차 이송 의견을 내 이송 지휘를 내리긴 했으나 잔재물 정리와 물 청소 등에 대해서는 보고받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나 수사 지휘와 현장 보존에 책임 있는 검찰이 전동차 이송 지휘를 내림에 따라 잔재물 청소, 물 청소 등으로 인한 후속 현장 훼손을 유발했다는 책임을 면키 어렵게 됐다.

경찰도 물 청소는 거론한 적 없다고 주장했다.

대구시와 지하철공사가 8월의 U대회를 앞두고 안전진단 등 복구작업이 시급하다고 요청해 받아들이긴 했으나 물 청소까지는 모르는 일이라는 것. 그러나 경찰은 전동차 이송 후 19일 오전 지하철공사 측에 사고현장 작업을 허용했고 경비 인력도 지상으로 철수시켜 버렸다.

현장을 보존해 초동수사 여건을 확립해야 할 경찰이 유류품 등 잔재물 정리와 물 청소를 눈 앞에서 묵인한 것.

이때문에 경찰은 직무유기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고, 검찰의 주장이 사실일 경우 그같은 추가 현장 훼손을 지휘라인인 검찰에 보고하지 않은 잘못도 저지른 셈이 됐다.

행정기관의 요구가 있었다해도 사건현장보존 의무는 검·경에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들이 일차적 책임을 져야한다는 얘기다.

대구시와 지하철공사는 이 사안과 관련해 책임을 면하지 못한다.

검찰 동의 없이 군병력 200여명과 복구반 40여명을 동원해 잔재물을 청소한 뒤 포대에 담아 안심으로 옮겨 방치했기 때문. 그 잔재물들에서는 사체 일부까지 확인됨으로써 대구시는 이제 사체유기 책임까지 져야할 판이다.

관계 당국의 책임에 대해 실종자 가족들은 "사고 현장을 은폐·훼손한 것으로도 모자라 사체까지 마구 유기했다"며 사체유기 등 혐의로 고소해 법적 책임을 물리겠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지역 법조계에서는 형사 처벌 가능성은 관계 기관들의 고의성 여부 입증 여하에 달렸다는 견해를 보였다.

한 변호사는 "법정으로 가게 될 경우 실종자 가족들은 사체까지 유기된 것으로 봐 고의성이 확실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관계기관들은 현장 훼손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었음을 강조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의성이 입증된다면 증거 인멸에 해당하는 현장 훼손은 5년 이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돼 있다.

이종규기자 jongk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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