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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하철 참사-중환자실, 생사의 사투 안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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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참사가 발생한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상당수 부상자들이 생사를 넘나드는 힘겨운 참사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사고 발생 7일째이던 지난 23일 오전 10시 영남대병원 중환자 격리실. 사방을 둘러싼 유리벽에 붙은 '면회 사절'이라는 안내문이 환자들의 고통을 말해주고 있었다.

심한 화상으로 이 중환자실에 누운 손재호(43·부산 만덕동)씨는 호흡조차 기계에 의존하고 있었다.

거동은커녕 간단한 의사 소통조차 불가능하다.

폐와 기관지에 심한 화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손씨는 대구의 한 학원에서 강의하기 위해 부산에서 올라오던 길이었다.

대구시내 한 피자집에서 요리사로 근무하던 곽시환(38·대구 방촌동)씨도 마찬가지였다.

부인 손혜정(31)씨는 가끔씩 정신이 돌아온 남편이 "빨리 맛있는 피자를 만들어 손님들을 즐겁게 하고 싶다"는 듯 손끝을 움직여 의사를 전달할 때는 가슴이 무너져 내린다고 했다.

손씨는 출근길에 지하철을 탔다가 변을 당했다.

이들을 치료 중인 이동식 교수는 "기관지·폐에 쌓인 유독가스 찌꺼기를 제거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이 남았고 열기로 폐가 손상돼 급성 폐렴 등 2차 합병증이 올 수도 있다"고 했다.

경북대병원에 입원 중인 박준연(7) 준성(4)군 형제는 엄마와 함께 외가에 가다가 사고를 당했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준연이는 잠을 못 이루고 깜짝깜짝 놀라며, 준성이는 아직 기관지가 나쁘다고 할아버지 박종열(67)씨가 전했다.

할아버지는 "준연이가 그림을 그려도 자꾸 지하철을 그려 이번 사고가 아이 성장에 나쁜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도 했다.

정신과 강병조 교수는 "큰 사건을 겪을 경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라는 질환을 얻을 가능성이 있어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동산병원 중환자실에 있는 4명의 참사 환자 중 외과 집중치료실 강모(60)씨는 혼수상태라고 했다.

허모(64) 송모(33)씨는 인공호흡기는 벗었지만 여전히 기본적인 의사소통이나 가능한 정도. 흉부외과 집중치료실의 이모(62)씨는 안정제를 맞아야 잠을 잘 수 있다.

호흡기내과 한승범 교수는 "치료가 되더라도 완전 회복까지는 몇달 걸릴 것"이라며 "회복돼도 사고 전 상태로 원상복구는 미지수"라고 했다.

이때문에 상당수 부상자 가족들은 사고 후유증까지 완전 치료받을 수 있는 대책이 제시되지 않으면 부상자 가족이 연대해 손해배상 등 법적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전창훈기자 apolonj@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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