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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자 가족들 극심한 불안증 시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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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참사가 발생 2주일을 넘길 시점이지만 사망자.실종자의 가족들은 심각한 심리적.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불면증.소화불량을 호소하는 것은 일반적이고 상당수는 극도의 정신 불안증까지 보이고 있다.

지하철 사고로 딸(황정미.29)을 잃었다는 김주자(53.대구 신암동)씨는 "딸아이의 죽음이 아직 믿기지 않는다. 매사에 짜증 나고 가슴이 두근거려 신경안정제를 하루 5알씩 먹으며 버티고 있다"고 고통스러워 했다.

지하철 사고 후 여동생(엄경숙.34.신암동)의 생사조차 모르고 있다는 엄태원(38.군위 효령면)씨는 "불면증.소화불량으로 식사를 못하거나 잠을 제대로 못 자는 것은 물론이고 우울증이 심해 힘들다"고 했다.

지하철 사고 사망.실종자 가족들을 대상으로 심리상담 봉사를 하고 있는 카운피아닷컴(www.counpia.com) 이영은 기획팀장은 "대형사고 희생자 가족들은 처음에는 '절대 그럴 리 없다'고 사실 자체를 부인하게 되고 이어서는 제3자에 대한 분노.복수의 감정을 표출한다"고 말했다. 또 다음 단계에서는 사망.실종자들이 다시 살아 돌아 올 것이라는 환상에 사로잡히다가 얼마 후 강한 패배감과 죄책감, 깊은 우울증에 빠지게 된다는 것. 상당수의 이번 사고 피해자 가족들 역시 지금은 복수.분노의 감정을 표출하고 있다고 이 팀장은 전했다.

이에 대해 한동대 학생생활연구소 김미경 심리상담사는 "사소한 일에도 깜짝깜짝 놀라거나 잠을 이룰 수 없고 사고 당시의 놀랍고 공포스런 상황이 자꾸 연상되거나 지하철 타는 것이 두렵다면 일단 심리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영남대 심리학과 전종국 교수는 "하루 빨리 가족 잃은 슬픔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슬픔을 억누르기보다 끊임없이 울분을 토하고 눈물을 흘리라"고 충고했다. 친지들이나 동료들도 그들의 감정을 억누르게 하지 말고 울분을 들어주고 위로해 줘야 한다는 것.

전 교수는 "참사가 났지만 우리 사회는 사고 수습이나 책임 소재 등에 주로 관심 가질 뿐 유가족이나 부상자들의 심리적 안정에는 소홀하다"며 "이들의 충격.슬픔을 치유할 수 있는 체계적인 심리상담 치료 서비스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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