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참사현장 보존 신중해야

금번 지하철참사를 잊지말자는 뜻에서 추모의 글이 빼곡이 쓰여져 있는 사고역 구내의 그을린 기둥을 영구보존하자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다.

물론 엄청난 사상자를 낸 사고로써, 사고를 당한 가족은 물론이고 온 국민이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사건임에는 틀림없다.

나아가서 온국민이 경각심을 가지고 다시는 이런 인재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기쁜 일도 아닌 대참사의 현장을 단순히 과거의 사고를 잊지말자고 그을린 기둥을 그대로 보존한다는 것은 생각해볼 문제라고 생각된다.

우선 금번사고의 위치나 전철노선으로 볼 때 사고를 당한 가족이나 부상자 본인들이 평소에도 자주 사용하는 노선인 점을 고려할 때 하루빨리 참사의 기억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상황에 꿈에서라도 다시 보기 섬뜩한 현장을 그대로 두는 것은 마음의 상처만 덧나게 할 뿐이라고 본다.

여기에 중앙로 역사는 대구의 어느 역사보다 지하철이용이 많고 역사통로를 이용한 지하나 지상상권을 이용하는 통행인이 많은 역인데 온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사고현장을 놓아두면 지하철 이용객 감소로 지하철의 적자만 누적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하철은 내 외국인이 다같이 이용하는 공중시설이라고 볼 때 참혹한 참사현장을 그대로 놓아 두기보다 지난번 상인동 가스폭발사고 때 희생자 위령비를 본리공원 내에 건립했듯이 사고현장이 아닌 다른 장소에 참사를 잊지않고 고인들의 명복을 빌 수 있는 방법을 찾았으면 한다.

박영희(대구시 상인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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