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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노트-수미양의 또다른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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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사진찍기 싫어요".

대구지하철 참사로 어머니를 잃은 영천의 수미양 3남매와 유가족들은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다른 아픔을 겪고 있다.

3남매의 안타까운 사연이 본지 보도(2월 20일자)를 통해 처음 세상에 알려진 이후 각종 신문과 방송이 앞다퉈 이 사연을 알리면서 이 아이들을 돕기위한 온정의 손길도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엄마의 죽음이 뭔지도 모르는 철부지 3남매는 TV와 신문 등에 연일 적나라하게 노출됐고, 찾아오는 문상객과 각종 언론매체들 때문에 점차 지쳐가고 있다.

신문과 TV에 3남매와 가족들의 얼굴은 물론 살고 있는 마을과 집 구조, 각계에서 들어온 성금내역까지 노출되면서 이제 가족들은 신변의 위협마저 느끼고 있다.

"성금이 얼마 들어왔느냐","돈 관리는 누가 하느냐","매스컴을 많이 탔으니 성금도 많겠다","아이들을 키워주겠다","TV를 보니 집을 잘 지었던데 방이 몇개냐"···. 3남매의 고모(43)는 "온갖 전화 때문에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또 수미가 다니는 학교의 아이들 중엔 "너는 엄마가 죽는 바람에 TV에도 나오고 스타가 됐다"고 놀려 수미가 학교 가길 꺼려한다고 가족들은 걱정했다.

급기야 며칠전 위로방문차 찾아온 유명 탤런트가 같이 사진을 찍으려 했을 땐 사람들에 지친 수미가 사진촬영을 한사코 거부할 정도로 아이들은 예민해졌다.

가족들은 "아이들이 비록 부모를 잃었지만, 할머니가 60세로 아직도 정정하고 삼촌에 고모가 5명이나 된다"며 "언론에서 '고아'라는 말도 삼가 달라"고 요청했다.

3남매의 할머니는 아이들이 세상에 너무 많이 알려져 앞으로 탈없이 키울 수 있을지 걱정이다.

할머니는 결국 집 전화번호를 바꾸기로 했다.

jise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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